일면식도 없는 여성의 얼굴 사진을 합성해 음란물을 만들고 신상정보와 함께 이를 텔레그램에서 공유한 서울대 출신 남성 2명 등 5명이 경찰과 시민단체의 끈질긴 추적 끝에 검거됐다.
주범인 박모(40) 씨와 공모(31) 씨는 서로를 ‘합성 전문가’라고 치켜세웠다고 한다. 서울대생 피해자 12명 대부분이 정신과를 찾았고, 이 중에는 3년째 트라우마 치료를 받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합성 사진을 만든 게 별것도 아닌데 호들갑’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피해자들 본인이 올린 사진으로 ‘야짤(야한 동영상)’을 만든 것도 문제냐” “성 착취를 한 것도 아닌데 ‘서울대판 n번방’이라고 이름 붙이는 건 오버 아니냐”며 이들의 범행을 가볍게 여기는 반응도 있었다.
기자가 통화한 이 사건 피해자들은 디지털 성범죄를 여전히 가볍게 여기는 현실에 큰 좌절감을 느낀다고 했다. 한 피해자는 “정신과에서조차 ‘이래서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는 게 문제’라며 마치 내 잘못인 것처럼 여겼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성폭력처벌법이 개정되면서 허위 영상물을 제작하거나 유통하는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엄연한 중범죄다. 그럼에도 관련 범죄는 늘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허위 영상물 합성·편집으로 인한 피해 건수는 2020년 349건에서 2023년 423건으로 21% 증가했다. 집에 강도가 들면 강도를 탓해야지 왜 집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냐며 집주인을 탓해선 안 된다. 그래야 ‘범죄’를 ‘장난’으로 잇는 연결고리도 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