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족’이 달라진다
이혼사유 없이 헤어지기 수월
재산분할·위자료 청구도 가능
‘한국형 팍스(PACS·시민연대계약)’로 불리는 ‘생활동반자법’은 지난해 용혜인 기본소득당·장혜영 녹색정의당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이 법은 혼인하지 않은 동거인을 ‘생활동반자’로 규정하고 혼인한 배우자에 준하는 권한과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청년세대 사이에서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생활동반자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단 청년세대뿐 아니라 가족관계를 복잡하게 하고 싶지 않은 중·노년 동거 커플들과 돌봄 수요가 많은 노년 계층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생활동반자법은 ‘서로 돌보고 부양하는 동반자 관계’를 ‘생활동반자 관계’로 규정한다. 상대방의 가족까지 인척 관계가 형성되는 혼인과 달리 생활동반자 관계는 상대방의 가족과는 관계를 맺지 않는다. 개인과 개인 결합인 셈이다.
생활동반자 관계를 맺은 이들에게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 출산휴가, 주거복지, 가정폭력 방지 등의 제도에서 혈연·혼인에 의한 가족과 동등한 권리와 의무가 부여된다. 예를 들어 동반자가 사망할 경우 자녀보다 우선해 장례를 치를 권리는 물론 주택임대차의 승계도 보장받을 수 있다. 관계의 해소는 혼인보다 간단하다. 혼인은 양 당사자의 의사가 합치되거나 법률로 정한 이혼 사유에 부합해야 하지만 생활동반자 관계는 둘 중 한 사람만 원해도 관계를 끝낼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재산 분할과 손해배상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
노지운 기자 erased@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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