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주력 보병 부대를 추가로 투입하며 라파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그동안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반대해오던 미국도 “많은 민간인이 라파에서 빠져나갔다”며 라파 작전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22일 이스라엘군은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부대 재정비 차원에서 가자지구 남부에서 철수시켰던 나할 보병여단을 라파에 재투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라파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는 나할 보병여단을 포함해 162사단 산하의 401기갑여단, 기바티 보병여단, 특공여단, 네게브 여단 등 총 5개 여단으로 늘어났다. 투입 병력 증강으로 이스라엘의 본격적인 라파 군사작전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파로 피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140만여 명의 안전을 이유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줄곧 반대해오던 미국의 기류도 용인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로부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최신 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찰스 브라운 미군 합참의장도 “보고에 따르면 많은 민간인이 라파에서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미국의 기류 변화 속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로 한 스페인 등 일부 유럽 국가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것은 테러에 대한 보상”이라며 “악의 세력에 나라를 줘서는 안 된다. 그 나라는 테러 국가가 될 것이며, 10월 7일 학살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과 프랑스도 지금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시기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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