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1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대통령이 싱가포르 센토사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왼쪽)을 만난 모습. AFP=연합뉴스
2018년 6월 11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대통령이 싱가포르 센토사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왼쪽)을 만난 모습. AFP=연합뉴스


트럼프 시절 EU 대사 손들런드 포린폴리시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한때 욕설을 섞어가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불신하는 발언을 했다는 인터뷰 내용이 공개됐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임한 고든 손들런드 전 유럽연합(EU) 대사는 24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차에 동승해 "대통령 각하 솔직히 말씀해 보시라"며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X(fucker)은 기회가 있으면 내 배에 칼을 꽂을 것"이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재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누구보다 판세를 잘 알고 냉정한 현실정치 관점에서 국가안보에 접근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매체는 전했다.

손들런드 전 대사는 "트럼프는 푸틴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전혀"라며 "그는 공개적으로 푸틴을 칭찬하지만 정반대의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비 지출이 적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을 저버리거나 푸틴 대통령을 공개 칭찬하는 행위가 원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된 반대 행동이라는 것이다.

손들런드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이를 "벨벳 장갑에 싸인(매우 섬세하게 다루는)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이라고 주장했다.

미치광이 이론은 국제정치에서 상대가 자신을 비이성적인 상대로 인식하도록 유도해 결국에는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내는 전략을 말한다.

취임 초 트럼프는 ‘화염과 분노’ 등 발언을 쏟아내며 김 위원장과 대립하다, 하노이 회담 이후 이른바 ‘러브 레터’라고 불리는 친서를 주고받으며 사적 친분을 과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북한에서 또 다른 북미 회담의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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