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인 지난 13일 갑자기 단행된 검사장 39명에 대한 인사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수사 지휘부의 전원 교체와 이원석 검찰총장의 참모인 대검찰청 부장검사 대폭 자르기로 요약돼 검찰 안팎의 큰 반발이 나왔다. 검찰총장 임기 만료를 4개월 앞두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디올백 수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1·4차장을 포함해 중앙지검의 차장 네 명 전원을 승진시켜 한직으로 보내고 대검 부장 7명 중 6명을 바꿨다. 4년 전 문재인 정부 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패싱해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조국 일가족 비리 등의 수사를 지휘하던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을 부산과 제주로 좌천한 수사방해 인사를 빼다 박았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사흘 뒤 출근길에 검찰총장 패싱 비판을 의식한 듯 “총장과는 협의를 다 했다”며 “시기를 언제 해달라는 부분이 있었다면 그 내용을 다 받아들여야만 인사를 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두어 달 뒤 지명될 후임 검찰총장 후보자와 협의해 검찰 인사를 해 달라는 이 총장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걸 시인한 것이다. 전국 검사를 지휘할 후임 총장이 자신이 함께 일할 검찰 간부 인사에 관여해야 한다는 이 총장의 주장이 백번 옳다. 후임 총장이 임명됐는데 검찰 간부 인사가 이미 끝나 있다면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검찰 수사가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의 의도대로 굴러갈 가능성이 크다.
박 장관은 이 총장과 협의를 했다는 입장인데, 상식적으로 이 총장이 이런 인사에 동의했을 것 같지 않다. 총장을 패싱하는 검찰 간부 인사는 자주 논란이 됐는데, 법에 규정된 검사 인사권을 악용한 탓이다.
검찰청법 제34조 제1항은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돼 있다. 이 규정은 검찰총장의 뜻을 가급적 인사에 반영하라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들은 ‘총장과 인사안을 논의했으면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정권 때 윤석열 검찰총장은 “인사안을 그냥 보여주는 게 협의가 아니다”라며 추 장관을 비판한 바 있어 더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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