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차기국회서 함께 재논의”

연금 개혁 전문가 중 상당수는 27일 여야 합의안을 토대로 모수 개혁을 먼저 처리한 뒤 중장기 과제로 구조 개혁을 논의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여야 합의안이 재정 안정을 달성하는 데 미흡한 만큼 22대 국회에서 모수·구조 개혁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국정 운영의 책임자인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가 국회 논의만 지켜보는 대신 국민 설득을 위한 선제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날 “국민연금과 기초·퇴직연금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하는 구조 개혁 방정식은 매우 복잡하다”며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에 관한 모수 개혁을 통해 ‘기준점’을 먼저 만들어야 향후 구조 개혁 논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부모가 어떤 직장에 자리 잡느냐에 따라 아이를 보낼 학원 수준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수·구조 개혁을 다음 국회에서 함께 논의하자는 여당 지도부 주장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야당 대표가 하겠다는데 집권 세력이 버티는 것은 세계 연금개혁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역시 “모수·구조 개혁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말했다. 석 교수는 “‘13%, 44%’라는 접점이 생긴 만큼 21대 국회에서 모수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구조 개혁 완수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새로 구성될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정치적으로 풀어가면 된다”고 충고했다.

반면 재정 안정을 중시하는 전문가들은 ‘13%, 44%’ 방안이 ‘연금 개악’에 가까운 만큼 22대 국회에서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을 43∼45%로 올리되 미래세대 부담도 낮추려면 보험료율을 13%보다 인상해야 한다”며 “모수 개혁을 먼저 하면 미래세대를 위한 ‘진짜 개혁’은 10∼20년 늦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대통령실과 복지부가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개혁 방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개혁 취지 달성을 위해 소득대체율은 40%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은 12∼15%까지 올리자”고 제안했다.

나윤석·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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