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훈풍에도 투자자 외면
올들어 상승률 1.59%에 그쳐
대만·베트남은 두자릿수 상승
거래소 ‘증시 대책’ 효과 못내
올해 한국 코스피지수 성장률이 아시아 주요국가 주가지수 가운데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률이 2%에도 못 미쳐 일본·중국·대만·인도를 비롯해 베트남에도 뒤처지며 체면을 구겼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주식시장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해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기업 밸류업 공시 기준을 확정해 공개했지만 변화를 촉발하기에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4일 전장보다 34.21포인트 떨어진(-1.26%) 2687.60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 2669.81(종가)을 기록해 24일까지 1.59%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대만 TWII지수 20.21% 상승을 비롯해 △일본 닛케이225지수 16.43% △베트남 VNI지수 11.68% △홍콩 항셍지수 8.60% △인도 SENSEX지수 4.42% △중국 CSI300지수 4.00% △싱가포르 STI지수 2.34% 등으로 올랐다.
아시아 증시는 지난 1분기 미국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훈풍을 맞았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지난 4월 내수회복을 위해 부동산 분야 ‘이구환신(신제품 구매 시 보조금 지원)’ 정책을 추진한 이후 코로나19로 위축된 증시에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좋은 시장 상황에서도 한국 증시는 상장회사의 ‘낮은 성장성·주주환원율’에 따라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시각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 중기 자산배분안(2018~2022년) 결정 관련 회의록을 보면 “가장 최적의 자산배분안은 국내 주식은 아예 0으로 가져가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에 국내 투자자 이탈도 커졌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부문의 해외증권투자에서 국내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잔액 기준)은 2019년 7.3%에서 2023년 20.0%까지 올랐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상장사의 경우 자본비용을 초과하는 수익이 없고 주주환원도 거의 안 해 똑똑한 국민이 이를 모를 리 없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시장에는 효과에 의문부호라는 평가다. 정은보 이사장이 지난 24일 취임 100일을 맞아 공개한 ‘밸류업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확정안만 봐도 시장 자율성만 강조돼 상장사들이 이를 따를지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간발표 때 제시한 ‘쪼개기 상장(물적 분할 후 자회사 재상장)’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로 지적된 내용에 대한 상장사 제어책도 사실상 담기지 못했다. 우선 KB금융이 오는 4분기 첫 밸류업 공시에 나선다는 가운데 금융지주 같은 소유분산기업 외의 대기업 그룹의 참여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청한 정책 참가자는 “상속세·배당소득세 관련도 정부가 노력하고 있어 효과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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