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대만 입법원에서 여야 의원들이 법안처리를 두고 몸싸움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7일 대만 입법원에서 여야 의원들이 법안처리를 두고 몸싸움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여소야대의 대만 입법원(국회)이 친중 성향의 국민당 주도로 28일 총통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입법원의 권한을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라이칭더(賴淸德) 신임 총통은 취임 8일 만에 악재를 안게 됐고, 라이 정부를 압박하던 중국으로서는 뜻밖에 호재를 얻게 됐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대만 입법원은 참석 의원 103명 중 58명의 찬성으로 입법원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엔 그동안 선택사항이던 총통의 입법원 국정연설을 의무화하고 총통은 반드시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입법위원은 기밀 문서에 접근할 수 있고 정부 기관이나 군, 민간기업, 개인에게 정보를 요구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입법원에 직접 소환할 수는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입법원 출석을 거부하면 최고 10만 대만달러(약 424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국방비 지출을 포함한 예산 통제 권한도 입법원에 부여된다. 대만의 국방비 지출에 친중 성향 야당이 다수인 입법원이 관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중국에 가장 큰 이점으로 분석된다. 또 입법원 권한 강화로 라이 총통의 입지가 좁아진 점도 라이 총통과 각을 세워온 중국에게는 유리한 점이다.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법안에 대한 적절한 협의가 없었다며 반대했지만 소수여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법안 통과 당시 민진당 위원들은 ‘악법 반대’‘권력 확대 방지’라 적힌 짐볼을 던지고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항의했고 국민당 위원들은 태양 모형을 손에 들고 "우린 대만에 햇빛을 들여올 것"이라고 맞서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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