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악명 높은 소매치기와 전면전을 선언하고 상습범 90명의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28일(현지시간)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경찰 당국의 이같은 단속 활동을 보도했다. 베네치아 경찰은 올 들어 소매치기 절도 혐의로 6명을 체포했고 14건의 강제 추방 명령을 내렸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 2건만 단속했던 것과 비교하면 단속이 크게 강화된 것이다.
최근 베네치아에서는 2017년부터 소매치기, 절도 등으로 재산을 모은 한 여성이 토지와 주택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 여성의 수법은 낯선 사람에게 아는 척하며 다가가 목걸이나 시계, 지갑 등 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었다. 베네치아 법원은 지난 주 이 여성에게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20만 유로(약 3억 원)의 압류 명령을 내렸다.
소매치기 소탕 작전은 시민단체들도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시민단체 ‘경계하는 사람들’은 지난 25일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에서 상습 소매치기범 90명의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예방 활동을 펼쳤다. 상습 소매치기범의 얼굴을 노출하는 것이 사생활 침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 이 단체의 일원인 모니카 폴리 전 시의원은 "절도 역시 사생활 침해"라고 반박했다.
이 단체의 창립자 중 한 명인 프란코 데이 로시는 "우리는 대중교통에 소매치기 위험을 알리는 음성 메시지 서비스를 도입하고 당국이 더 많은 일을 해줄 것을 오랫동안 요구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탈리아는 관광객 상대 소매치기가 많기로 악명 높다. 영국 여행보험회사인 쿼터존이 국가별 리뷰 100만 건당 소매치기 건수를 분석한 결과 이탈리아는 463건으로 1위였다. 프랑스가 283건으로 2위, 네덜란드가 143건으로 3위에 올랐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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