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지난 28일 밤부터 북한이 남쪽을 향해 살포한 풍선 150여 개를 식별했다고 밝힌 가운데,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서 대남 풍선에 달려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군 당국이 지난 28일 밤부터 북한이 남쪽을 향해 살포한 풍선 150여 개를 식별했다고 밝힌 가운데,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서 대남 풍선에 달려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 지름 2 ~ 3m 풍선에 ‘두엄·꽁초·폐건전지’ 등 담아 살포

2016년이후 또 오물풍선 날려
파주·동두천서 육안으로 관측
바람 타고 거창 등 남해안까지

군 “북한 저급한 행위 중단하라”


북한이 지난 28일 밤부터 남쪽을 향해 살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 풍선’이 29일 오전 현재 15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풍선에는 대남 선전 문구와 함께 두엄(거름)이나 담배꽁초 등 오물이 든 봉투도 달려 있었다. 북한이 대남 풍선을 보낸 것은 8년 만으로, 북한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소식통은 이날 “현재까지 150여 개 정도의 북한 풍선이 식별됐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북한 전방 지역 등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지름 2∼3m 크기의 대형 오물 풍선은 경기 파주·동두천 등에서 확인됐다. 전방 지역에서는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다수의 풍선이 관측돼 일부는 아직까지도 비행 중이다. 또 일부는 바람에 실려 경상·전라 등 남해안으로까지 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풍선에는 가축 분비물을 포함하는 거름을 비롯해 담배꽁초, 폐건전지 등 각종 오물이 든 봉투도 달려 있었다.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낸 것은 2016년 1월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북한 대형 풍선 등에 대남 전단과 각종 오물을 실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으로 날려 보냈으며, 우리 군은 북한 대남 풍선을 무인기 등으로 오인하고 격추를 위해 수 시간 동안 사격을 가해 휴전선 일대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현재 군은 경찰과 함께 떨어진 풍선을 수거해 분석 중이다. 군 당국은 지상에 낙하된 풍선은 군의 화생방신속대응팀(CRRT)과 폭발물처리반(EOD)이 출동해 수거하고 있고, 관련 기관에서 정밀 분석 중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행위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북한 풍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으며, 북한의 반인륜적이고 저급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합참은 “북한은 28일 밤부터 다량의 풍선을 대한민국에 살포, 대남 풍선은 민가 지역뿐만 아니라 공항, 고속도로 등에 낙하될 수 있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군은 어제 야간 최초 식별 시부터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언론 공지했으며 현장 부대에서 경기·강원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대국민 안전문자 발송을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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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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