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확충해 시장 선점”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외환시장 개장 시간이 오전 2시까지 연장되고, 외국 금융기관의 직접 참여가 가능해진다. 외환 당국과 은행들은 글로벌 투자자의 원화 시장 참여에 대비한 채비에 분주하다. 글로벌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다음 달 한국의 외환시장 개방 조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오는 7월부터 정식으로 시행되는 외환시장 구조개선 조치에 따라 현재까지 23개 외국 금융기관이 ‘해외 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등록을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이미 10개 RFI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현물환 및 외환 스와프 거래를 하고 있다. 외환 당국은 지난 2월부터 총 8차례에 걸쳐 외환시장 연장 시간대(오후 3시 30분∼익일 오전 2시)에 시범 거래도 시행했다. 총 27개 기관이 참여해 시나리오 또는 자율거래 방식으로 외환 거래·결제·회계처리 등 모든 절차를 원활히 마쳤다.

은행들은 외환 거래시간 및 참여자 확대에 따라 인프라 마련에 나섰다. 대규모 자금 유입에 대비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하나은행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딜링룸을 열었고, 신한은행도 야간·공휴일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런던·싱가포르 지점을 RFI로 등록했다.

다음 달 6일 발표되는 MSCI의 시장 접근성 평가 결과도 주목된다. MSCI는 한국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 조치의 영향을 평가해 선진국지수 후보군(워치리스트) 등재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투자하려면 원화가 필요한데, 한국 금융회사를 통해서만 환전이 가능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환시장이 달라지고 있지만, MSCI가 요구하는 역외거래 전면 허용까지는 가지 못했다”며 “공매도 중단 조치도 있어 올해도 워치리스트 등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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