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대 국회도 ‘거야 독주’ - (2) 입법권 남용
■ 행정·사법 패싱‘처분적 법률’
정부 추경 안해도 25만원 강행
예산편성권 침해로 위헌 소지
■ 행정입법 제동‘시행령 사전심사’
우원식 의장후보, 法개정 예고
정부 자율성·법원 심사권 훼손
제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민생회복지원금 25만 원 지원, 시행령 사전 심사제 도입을 추진하며 헌법이 명시한 삼권분립을 위협하고 있다. 행정부 예산편성권·시행령 입법 권한 등을 침해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회법을 기계적으로 활용해 입법부를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특별검사법·탄핵 권한을 남발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행정부·사법부 위에 군림하는 ‘민주당 입법부’를 꿈꾸는 것 아닌가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30일 22대 국회 첫 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의 민생회복지원금 지원을 담은 ‘민생위기특별조치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발의한다. 국민 1인당 25만 원씩 지역 화폐로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해서는 13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필요하다.
법조계에선 헌법이 부여한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해 위헌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헌법 제54조는 예산안 편성권을 정부에 부여하고, 헌법 제57조는 국회가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전날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논란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등 지원 대상과 규모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부 목소리를 법안에 녹였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표가) 위헌성을 희석하기 위해 차등 지원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차등 지원이더라도 정부의 추경이 불가피하기에 대통령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시행령 통치를 막겠다”며 법 개정을 예고한 시행령 사전 심사제는 정부의 행정입법 권한 외에도 사법부의 권한을 동시에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 그간 비슷한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 폐기된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상위법 취지와 어긋나는 시행령을 만들어 ‘시행령 정치’를 했다고 비판했고, 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사전 심사제 도입이 제시됐다. 그러나 헌법에는 행정입법 재량권을 보장하고 있다. 192석 거대 야당이 뭉쳐 행정입법에 제동을 걸면 윤 정부의 국정 운영 자율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여야 대치로 입법이 지연되는 과정에서도 시행령 개정은 그나마 속도감 있게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다만 21대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이후 시행령으로 수사권을 원상 복구한 것처럼 정부가 법 취지를 무력화할 수 있어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통제를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의 사법부 권한 침해 소지도 다분하다. 헌법 107조 2항에는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명시했다.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는 경우 헌법재판소를 통해 헌법소원심판을 받을 수도 있다.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국회가 대통령령을 심사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행정입법권 침해이자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사법부의 권한 침해 외에도 정부의 행정입법권과 자율성이 침범될 수 있어 이는 삼권분립 원칙을 뒤트는 것”이라고 했다.
염유섭·윤정선 기자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