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한직업’을 보면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란 대사가 나오는데 일본 음식 ‘만주’를 접할 때마다 이와 비슷한 말이 나온다. 이것은 만두인가 과자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맞다. 만주의 기원은 만두(饅頭)이고 그 이름도 ‘만두’의 발음이 변해서 된 것이니 본래 만두이다. 다만 이것을 과자를 굽듯이 만들어 일본에서 화과자의 하나로 취급되기 때문에 과자이기도 한 것이다. 얇게 편 밀가루 반죽에 재료를 싸서 먹는 중국의 만두가 동아시아를 도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음식이 만주이다.

그런데 중국에 가서 ‘만두’를 주문하면 엉뚱한 음식이 나와 당황하게 된다. 만두의 중국식 발음 ‘만터우’는 소 없이 만든 찐빵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우리의 찐빵처럼 팥이나 다른 소가 들어 있는 것은 바오쯔(包子)이니 이 또한 헷갈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만두를 중국에서 먹고자 한다면 자오쯔(餃子)를 주문해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여서 ‘교자(ぎょ―ざ)’라 말해야 우리가 원하는 만두를 먹을 수 있다.

중국의 만두가 일본에 전해진 후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는 훈툰()이 변한 우동이나 전병(煎餠)과 서양의 빵이 만나 탄생한 단팥빵과 그 과정이 유사하다. 중국의 만터우는 본래 소가 없었는데 팥을 비롯한 여러 소를 넣게 되었다. 만터우는 증기로 쪄내는 빵이었는데 일본에서는 구워내는 방식으로 만들다 보니 빵이 아닌 과자에 가깝게 되었다. 이렇게 변형된 만주를 중국에서는 ‘일식소만두(日式小饅頭)’라 하니 같으면서 다른 음식이 된 것이다.

우리도 지하철역에서 ‘만쥬’라는 이름이 붙은 음식을 접할 수 있는데 이는 만주가 아닌 풀빵에 가깝다. 지방에 다니다 보면 지역 특산물로 소개되는 빵이 있는데 오히려 이것이 만주에 가깝다. 그렇다면 우리의 지역 특산물은 일본의 만주를 베낀 것인가? 아니다. 만두, 전병, 빵이 동아시아를 회유하면서 늘 이러한 방식으로 변형되는 것이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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