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1028곳 중 561곳만 완료 울산 배수터널 8년째 설치공사 상당수 지방비 확보 못해 지연 저지대 주민들, 침수될까 우려
무안=김대우·창원=박영수·울산=곽시열·안동=박천학·춘천=이성현 기자
올여름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이란 기상청 전망이 나온 가운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재해위험지역 정비 사업은 ‘여전히 공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사업이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토목공사인 탓에 4∼5년 장기계획으로 추진되는 데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일부 지자체는 매칭(국비 50%·지방비 50%) 예산 중 지방비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31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남도는 올해 2378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재해위험지역 179지구에서 정비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사업이 완료된 지역은 28지구(1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진행 중인 곳은 52지구인 반면, 아직 시작도 못 한 곳은 절반이 넘는(55.3%) 99곳에 달했다.
전남도는 재해위험지역 정비 사업이 도입된 1998년부터 지금까지 총 1028지구(사업비 5조2758억 원)를 재해위험지역으로 지정해왔다. 이 중 561개 지역에서 사업이 완료됐으며, 85개는 현재 진행 중이다. 나머지 382지구는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경남도는 태풍과 집중호우 때 상습침수로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포지구를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했지만 유역 분리수로 관련 협의 지연으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는 지금까지 재해위험지역으로 809지구(5조5165억 원)를 지정해 514지구(1조9643억 원)에서 정비 사업을 추진했으나 446지구(55.1%) 사업만 완료한 상태다.
울산시는 475억 원을 들여 중구 태화 자연재해위험 개선지구 배수터널 설치 사업을 2017년부터 추진 중이나 주민 재산권 보상, 소음·진동 등 민원 발생으로 애초 준공 시점인 2020년을 훌쩍 넘겨 8년째 공사 중이다. 사업이 지연되자 이 지역 저지대 주민들은 장마철을 앞두고 침수 피해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도 지난 2020년 폭우로 인명·침수 피해가 각각 발생한 광주 첨단1지구와 선운지구 등 14지구를 재해위험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예산 확보 난항으로 올해 개선이 시급한 2개 지구 사업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4286지구를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해 이 중 6조8000억 원을 들여 1813지구(42.3%) 사업을 완료했고, 강원도는 1조1322억 원을 투입해 재해위험 336지구 가운데 267지구(79.4%)의 공사를 마쳤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국비를 확보하고도 지방비를 편성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된 사례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풍수해 예방을 위해 대규모 토목공사가 필요하지만 지자체의 부족한 재정 상태를 봤을 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