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기전망이 두 달 연속 악화한 가운데, 3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며 채소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기전망이 두 달 연속 악화한 가운데, 3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며 채소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가 안정’ 속단은 일러
정부, 할당관세 확대 등 총력


물가상승률이 2개월째 2%대에 머물렀다. 1500억 원 규모의 긴급가격안정자금 투입과 주요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등으로 지난 3월 이후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사과와 배 등 ‘금(金)과일’ 대란이 계속됐고 석유류 가격이 1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물가 안정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농산물과 식품원료 등 51종에 할당관세를 지원하는 등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2024년 5월)’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년=100)로 전년보다 2.7%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2∼3월 3%대(3.1%)에 자리했다가 지난 4월(2.9%)부터 2%대로 내려앉았다.

품목별로 보면 먹거리 가격과 국제유가 불안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농산물 물가는 19.0% 올라 전체 지수를 0.69%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해 작황 부진에 따른 공급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사과(80.4%)와 배(126.3%) 등 과일 가격 강세가 지속했다. 사과는 3월(88.2%)과 4월(80.8%)에 이어 3개월째 80%대 오름세를 기록했다. 배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5년 1월 이래 역대 최대 상승 폭을 달성했다. 과일·채소·해산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가 17.3%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된 석유류 가격은 3.1%로 집계됐고 전월(1.3%)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지난해 1월(4.1%) 이후로 최고 수준이다.

다행히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2.0% 증가에 그쳤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물가 흐름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추가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2% 초·중반대로 안정화될 전망”이라면서 “다만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높아져 서민 생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전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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