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EU의회 우경화… 중국과 거리두기로 한국 수출기업에 긍정 영향”

오는 6~9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유럽연합(EU) 의회 선거에서 보수 정당의 입지가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기 의회가 탈중국 정책을 추진할 경우 우리 수출 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4일 발간한 ‘EU 의회 선거 관련 정당 그룹별 주요 공약 및 전망’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고물가 지속, 녹색 전환 정책인 ‘그린딜’ 추진에 대한 농민 반발 등으로 EU의 정치적 성향이 우경화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의회 선거 결과도 보수적 색채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의회 선거 결과와 직결되는 집행위원장 선출에도 우경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임 도전에 나선 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극보수 정당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과의 협력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보수 정당과 연계할 경우 차기 집행위의 산업·무역정책은 그린딜 추진에 회의적인 색채를 띠고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강조해 온 보수 정파의 의견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특히 차기 EU 집행위와 의회가 반발이 심한 농민과 기업의 부담을 고려해 그린딜의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역내 핵심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을 상대로 ‘디리스킹(위험 제거)’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 우리 수출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배터리 및 소재, 전기차, 히트펌프, 케이블 등 그린 산업 부문 전반에 걸쳐 EU 현지에 다수 진출해 있다. 아울러 집행위가 역내 핵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을 상대로 값싼 수출 공세를 막는 반(反)보조금법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중국 기업과 경쟁 중인 우리 기업에는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