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이시원과 통화뒤 장관에 보고

재조사 착수 전에‘혐의자 축소’
대통령실서 사실상 결론 낸 의혹


지난해 8월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 국방부 조사본부가 해병대수사단으로부터 사건을 재배당받아 조사에 착수하기 전날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미흡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의 검토 결과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이미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 관리관은 이 전 장관 보고에 앞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수차례 통화해 보고서 작성 전에 대통령실에서 채 상병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 축소라는 결론을 사실상 내놓고 조사 결과 재검토가 이루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5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지난해 8월 8일 국방부의 ‘채 상병 사망사고 해병대 조사 결과’ 문건에 따르면, 유 관리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는 앞서 보고드린 바와 같이 여러 관점에서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채 상병 변사 사건을 상급 수사기관인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해 재검토하도록 한 후, 경찰 이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범위 내에서 절차에 따라 조치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해당 문건은 유 관리관이 작성했고, 이 전 장관에게 보고됐다. 해병대 수사단은 같은 달 2일 채 상병 사망 과정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된다는 수사기록을 경찰에 이첩했으나, 국방부 검찰단이 같은 날 저녁 경찰로부터 수사기록을 회수했다. 이 전 장관은 8월 2일과 8일 윤석열 대통령과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했고, 유 관리관은 8월 2일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는 9일 사건 재검토에 착수, 대대장 2명에게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20일 내렸다. 이 전 장관이 유 관리관의 보고에 따라 이튿날 국방부 조사본부에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재배당해 조사하도록 지시했는데, 유 관리관이 이러한 보고를 작성하게 된 과정에 대통령실의 입장이 전달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이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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