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전체 주택 311만1323채(2022년 주택 총조사) 중 아파트 185만1223만 가구를 제외한 126만 가구는 다세대와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비아파트다. 2022년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서울 거주 인구의 43%만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그런데 전체 서울 주택의 절반이 넘는 비아파트는 어쩌다 집이 아니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나.
2022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만19세 이상∼34세 이하)의 82.5%가 임차로 거주하고 있다. 거주 유형은 단독주택이 38.1%, 아파트가 31.4%, 다세대가 11.2% 순이었다. 하지만 결혼 7년 이하 신혼부부의 거주 형태는 청년층과 확연히 달랐다. 43.6%가 자가에 거주하고, 73.3%가 아파트에 거주했다. 단독주택 거주는 10.7%, 다세대는 10.5%에 불과했다. ‘집은 사는(Buy) 곳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이다’라고 했던가. 청년 세대는 젊은 날 잠시 전·월세로 빌라에 살지언정 가정을 꾸리면 혹은 꾸리기 위해선 아파트를 사야 한단 생각이 명확한 듯하다. 서울 집값이 비싸 결혼하기 어렵다는 말 속에는 ‘집=아파트’라는 공식이 뿌리 깊게 자리한 것이다.
아무도 소유하고 싶어 하지 않는 주택은 슬럼화된다. 실거주자들은 슬럼화한 동네에 자산 취득을 기피한다. 그렇다면 빌라를 살 사람은 전·월세 수익을 기대하는 다주택 투자자들밖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의 주택 정책은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까지 한데 주택 수로 산정해 다주택자에게 취득세와 양도세, 종합부동산세로 철퇴를 가한다. 그리하여 빌라는 2억 전세로는 거주할지언정 2억2000만 원을 주고 소유권을 갖고 싶진 않은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빌라 전세 사기의 불씨도 이 지점에서 생겨났다. 규제를 완화해 빌라도 충분히 보유할 만한 자산임을 인식시키지 않는다면 빌라 시장의 빙하기와 주택 시장의 양극화는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아파트를 향한 청년층의 열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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