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자 아이가 기도 매트를 한 손에 들고 걸어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16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자 아이가 기도 매트를 한 손에 들고 걸어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일부 지역에서 낮시간 전투중단을 발표한 것을 두고 구호단체들은 이 같은 조치가 인도주의적 위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들은 이스라엘의 전투중단 발표에도 가자지구로의 더 많은 구호 통로가 열리지 않고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는 한 그 효과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인도적 목적을 위해 주요 구호품 반입 통로인 케렘 샬롬 검문소부터 살라알딘 도로 등을 대상으로 낮 시간대(오전 8시∼오후 7시)에 "군사 활동을 전술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남부에 있는 케렘 샬롬 검문소로 들어온 구호물자 트럭들이 군사작전의 방해를 받지 않고 북쪽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다. 이날 실제로 몇 차례의 포격과 공습 외에 가자지구 내에서 지상 전투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옌스 라에르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의 발표를 환영한다"면서도 "이것이 아직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원조가 전달되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의 구체적인 추가 조치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일부 구호 단체는 과거에도 이스라엘군이 구호를 늘리겠다는 내용의 비슷한 발표를 했었다면서 이스라엘군의 조치가 앞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회의론을 내놨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부시라 칼리디 정책 책임자는 이번 이스라엘군의 발표가 한 번의 공격으로 취소할 수 있는 "허울뿐인 변화"라고 비판했다. 칼리디는 "이것은 기근 대응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영구적 휴전을 위한 진정한 약속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인 국제구조위원회(IRC)의 밥 키친 부대표도 가자지구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휴전이라며 "살인을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제 구호단체인 ‘머시 코프’(Mercy Corps)의 아르와 마나 중동 담당 선임 고문은 이스라엘의 발표에 "원조의 질과 양을 개선한다는 언급은 없다"라며 "우리는 그에 대한 계획이 무엇인지 모른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날 이스라엘군의 발표을 놓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이스라엘 정부 측에서 군의 이번 결정을 사전에 보고받거나 동의한 적이 없다는 등 강력한 반발이 나오면서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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