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증금 350만 원에 월 임대료 7만 원으로 저렴
생계급여 수급자는 전액 구청 부담
지난 5월 서울 마포구는 저소득 독거노인이 거주 환경이 열악한 집에서 고립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숙식을 제공하는 ‘효도숙식 경로당’을 개관했다.
지난 14일 창전동에 위치한 효도숙식 경로당. 입소한지 10일 됐다는 김추영(83) 씨에게 이곳 생활이 어떤지 물어보니 “5성급 호텔이나 다름없다. 110% 아니, 200% 만족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총 16명이 지낼 수 있는 이곳은 현재까지 7명이 입실을 완료했거나 입실 대기 중이다.
김 씨는 이곳에 입소하기 전 반지하 단칸방에서 8년 동안 혼자 거주했다. 창문이 하나도 없어 출입문을 항상 열어놓고 살았고, 그 틈으로 벌레와 지렁이들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김 씨는 “창문이 없으니 에어컨도 못 놓았고 지난해 여름도 선풍기로만 폭염을 버텼다”며 “화장실도 밖에 있고 환경이 아주 열악했다”고 말했다. 그런 단칸방도 전세 3000만 원을 받았다. 효도숙식 경로당의 김 씨 방은 이전 집보다 더 크고 창문도 3개나 달려 있지만 임대료는 보증금 350만 원에 월세 7만 원이다. 생계급여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는 구청이 임대료를 전액 부담한다.
입소를 기다리고 있다는 한기석(70) 씨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한 씨도 지난 11년간 창문이 없는 고시원에서 지냈다. 월세는 30만 원. 이마저도 집주인이 바뀌면서 36만 원으로 올라 갈 곳이 없던 와중에 주민센터를 통해 효도숙식 경로당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한다. 한 씨는 “운이 좋아 이곳에 입소할 수 있었다”며 “드디어 창문 있는 곳에서 쾌적하게 지낼 생각을 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효도숙식 경로당의 각 호실에는 개인 침대와 개인 냉장고, 옷장, 에어컨 등 기본 생활가전이 구비돼 있다. 공용 거실에는 8개의 개인 소파와 TV, 공용 욕실과 세탁실도 있다.
입소자들은 공용 주방에서 같이 음식을 만들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공용 냉장고 안에는 같이 만들어 먹고 남은 김치찌개와 복지관에서 받은 각종 장아찌, 김치와 같은 반찬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효도숙식 경로당 관계자는 “입주가 완료되면 어르신들의 취향과 선호하는 활동 파악해 운동과 여가 프로그램도 꾸릴 계획”이라며 “정기적으로 식사 모임도 갖고 계절별로 나들이도 가는 등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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