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부·12개 금융기관 협약
중형 조선사 ‘선수금환급보증’
11년만에 재개… 1조원 공급
대형사에는 14조원 신규 부여
“내달 초격차 기술 로드맵 마련”
정부와 12개 금융기관이 국내 조선업계 수주경쟁력 제고와 수출확대를 위해 총 107억5000만 달러(약 15조 원)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을 공급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의 ‘K-조선 수출금융 지원 협약식’과 ‘조선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장, 경남·광주·부산은행 등 3개 지방은행장, 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수출입은행 등 4개 정책금융기관, HD현대중공업·대한조선·케이조선 등 3개 조선사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5대 은행·3개 지방은행·기업은행 등 9개 은행은 중형 조선사들이 이미 수주한 선박 9척에 대한 RG를 3000만 달러씩 약 2억6000만 달러 규모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7억 달러 규모 선박 9척의 건조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선주는 통상 조선사에 선박 건조대금의 40%를 선수금으로 지급하는데 이때 조선사가 배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 이미 받은 선수금을 금융기관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게 RG다. 산업은행도 중형 조선사들이 이미 수주한 선박들에 대해 자체적으로 2억6000만 달러의 RG를 발급하고 향후 수주계약 건에 대해서도 1억6000만 달러의 RG를 발급할 예정이다. 무보는 선사 RG에 대한 특례보증 비율을 85%에서 95%로 확대해 은행의 보증 부담을 기존 15%에서 5%로 낮춰준다.
이처럼 은행·지방은행이 함께 중형 조선사 RG 발급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중형 조선사에 공급되는 RG는 총 6억8000만 달러(약 1조 원)에 달한다. 특히 5대 은행은 과거 조선업 침체로 인한 대규모 RG 손실을 경험한 이후 11년 만에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재개했다. 이날 신한은행은 대한조선이 벨기에 선사로부터 수주한 원유운반선 1척에 대한 1호 RG를 발급했다.
4년치 일감을 확보한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들에 대해서는 5대 은행과 산업·수출입·기업은행 등 8개 은행이 100억7000만 달러(14조 원)의 신규 RG 한도를 부여했다. 대형 조선사들은 최근 LNG 운반선 등 고가 선박 수주 호황으로 기존 RG 한도가 거의 소진됐다. 안 장관은 “수주-건조-수출에 걸쳐 민관이 원팀으로 총력 지원하고 내달 중 후발 경쟁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K-조선 초격차 기술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광호 대한조선 대표는 안 장관에게 ‘이번 정책지원으로 기계약 선박의 RG 발급을 차질없이 진행하며 안정적인 수출물량을 확보하게 돼 감사하다’는 내용의 손편지를 전달했다. 김 위원장도 “조선사의 금융 애로가 없도록 지원하고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박정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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