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옥 ‘신목(神木)’, 260×700㎝, 종이에 아크릴과 오일(설치), 2005.
김경옥 ‘신목(神木)’, 260×700㎝, 종이에 아크릴과 오일(설치), 2005.


시간만 나면 숲에 들어가 한 그루의 맨발 나무가 된다. 걷기 후, 발을 땅에 접지시키고서 한참을 서 있곤 한다. 잠시 문명과 단절하고 돌아간 원시성이 우리 생체를 복원시켜 준다. 이런 패턴으로 생활을 바꾸자 질환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혹세무민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여러 건강 수치들이 말해주는 거다.

나무를 향한 감흥이 고조되면서, 다시 보고 싶은 나무 그림을 찾았다. 나무 화가 김경옥의 고목 그림이다. 초대형의 압도적 스케일도 인상적이지만, 나무의 리얼리티를 위해 구사된 방법들도 이색적이다. 스스로 나무가 되려는 듯, 나무의 내면을 헤아리고 그 생태까지도 색다르게 경험시켜주는 것이다.

삭풍의 세월에 순응해 옆으로 누운 수형과 마주하며 경험한 감동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히 신목이라 할 자태이며, 사람과 교감이 가능함을 호소한다. 사람의 혈관, 나이테, 등고선 같은 표현에 최적화된 효과들이 디테일로 갈수록 신비감을 준다. 심혈을 기울인 인그레이빙에서 연륜과 생명력이 묻어난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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