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최다솔(32)·최민아(여·27) 부부

저(민아)와 남편은 직장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같은 직장 동료였던 것은 아니고 남편이 종종 저희 회사로 출장을 왔었거든요. 저는 그저 밝게 인사를 건넸던 것뿐인데 남편은 그 모습에 빠져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남편을 알게 된 지 3년이 지난 어느 날, 제가 업무 때문에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더니 저와 절친한 동료가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넘겨줬어요. 메모지엔 남편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이 그날 고백하려고 했는데 마침 제가 자리에 없어 가장 친해 보이는 사람에게 번호를 남겼다고 하더라고요. 이 일을 계기로 연인이 됐습니다.

남편 별명은 ‘청소왕’입니다. 연애 시절, 제가 사는 집에 놀러 오면 남편이 습관처럼 청소했어요. 제집이 더러운 편도 아니었고, 저랑 노는 것보다 청소에 집중하길래 무척 섭섭하더라고요. 청소하지 말라고 했죠. 그런데 웬걸? 남편은 청소를 그만두는 게 아니라 제가 집을 비운 틈을 타 몰래 청소해 놓더라고요. 우렁각시처럼요. 하지만 궂은일도 마다치 않는 모습에 점점 의지하게 됐고, 결국은 제가 먼저 청혼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 성격은 많이 다르지만 만나면서 크게 싸운 적은 없었어요. 남편이 바빠 제가 결혼 준비를 주로 하다 보니 속상하기도 했지만, 대화로 잘 풀어나갔습니다. 문제는 결혼식 전날 발생했는데요. 한복을 찾으러 가다가 계단에서 삐끗하는 바람에 발등이 골절됐답니다.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발이 퉁퉁 부었는데도, 진통제를 먹어가며 당당하게 식장에 입장했어요. 기껏 준비한 예쁜 구두는 신지도 못했지만요.

연애 기간은 1년으로 길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신혼인 아직도 연애하는 것 같습니다. 저녁에 같이 밥을 먹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일상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라요. 지금은 서로에게 충실하게 신혼 생활을 즐기고, 몇 년 후에는 저희를 닮은 아기를 낳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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