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I 혁명, 현장을 가다 - (9) 신세계그룹
상품관련 무엇이든 정보 제공
쇼핑시간 줄이고 매출은 늘려
9월까지 시범운영 뒤 확대계획
CCTV 영상으로 재고율 파악
매장 혼잡·청결 상태까지 분석
홈쇼핑선 AI ‘방송요약’ 서비스

“하이 스마트리! 오레오(유명 쿠키 브랜드) 좀 찾아줘.” “오레오 상품은 화면에 표시되는 선반에서 찾으실 수 있어요.”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마트24 스마트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66㎡ 규모 매장 한쪽에 설치된 ‘인공지능(AI) 상품추천 서비스’ 기기에 오레오 상품 검색을 요청하자, 음성과 화면 안내 서비스를 통해 관련 정보가 제공됐다. 기기 화면에 표시된 선반을 찾아갔더니, 실제 검색을 요청한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이어 AI 상품추천 기기에 “하이 스마트리! 결제는 어떻게 하니?”라고 묻자 “즐겁게 쇼핑 후 퇴장하시면 등록하신 결제 수단으로 쓰윽 자동 결제됩니다”라는 답이 되돌아왔다.
AI 상품추천 기기 화면에는 ‘궁금한 게 있으신가요? 하이 스마트리! 불러주시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사용법이 안내돼 있었다. 매장을 찾은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특정 브랜드 상품을 검색하거나 결제, 포인트 적립 방법 등을 안내받기 위해 기기를 이용했다. 손님 이유라(여·27) 씨는 “AI 기술이 적용된 편의점은 처음 와봤는데, 직원이 없어도 상품을 어려움 없이 찾을 수 있었다”며 “특히 물건을 집어 매장을 나가는 것만으로도 자동 결제가 이뤄져, 계산대 앞에 줄을 서는 수고를 덜 수 있는 점이 가장 편리했다”고 말했다.
무인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편의점에 입장하려면 신용·체크카드 인증이나 네이버 앱 또는 신세계그룹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 페이 앱을 통한 QR코드 인증을 하면 된다. 입장은 1∼4명까지 가능하다. 계산은 구매를 원하는 상품을 집어 매장 밖으로 나오면 입장 시 등록된 결제 수단을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마트24 관계자는 “AI 학습을 통해 매장 안 카메라와 선반 센서가 상품 위치와 무게를 파악하고 있어 소비자가 들고나온 상품을 정확히 인지한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업을 통해 AI 스마트 매장을 오는 9월까지 시범 운영한 뒤 본격적인 확대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전사적인 AI 기술 도입을 통해 미래 유통 경쟁력 강화를 본격 모색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고객센터 챗봇 등에 AI를 일부 활용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고객들이 상품을 고르는 데 실제 도움을 주거나 통역을 해주는 등 AI 적용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쇼핑시간 단축 등 고객 편의 강화와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아이앤씨는 올해 비전·생성형 AI 등 특화 기술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해외시장까지 적극 공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AI 비전 기술로 리테일 매장의 공간 정보를 데이터화하는 매장관리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이 솔루션은 매장 내 진열대에 부착된 소형 카메라를 통해 상품 결품률·재고율 분석과 매장 내 CCTV 영상 정보를 통한 매장 내 혼잡도·청결도 분석 등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국, 독일 등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기술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비전 기술이 영상 정보를 분석해 고객 구매 내역의 정확도를 판단하는 셀프계산대 전용 솔루션도 확대 중이다. 최근 AI 기술 수요가 급증한 동남아를 비롯해 북미까지 연내 비즈니스를 본격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AI가 방송을 직접 분석·제공하는 ‘AI 한눈에 방송 요약’ 서비스를 도입했다. AI가 방송 화면과 멘트 등을 분석해 상품 특징과 소비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요소를 찾아내고 핵심 키워드를 선정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방송 시청 시간을 줄이고 싶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AI가 요약한 핵심 키워드 기반의 타임 스탬프를 제공한다. 모바일 앱을 통해선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있는 챗GPT 4.0 기반의 쇼핑 AI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 홈쇼핑에 특화된 AI 상담사도 처음 도입했다.
이마트는 소비자 중심의 상품 개발·운영을 위해 최근 e-트렌드 시스템을 열었다. 이 시스템은 소비자들이 이마트 앱과 SSG닷컴에 남기는 상품평과 고객가치센터에 접수되는 상품 의견을 종합해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부정적 리뷰가 급증했을 때는 담당 바이어에게 긴급 알람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 업계 최초로 고객 쇼핑 패턴을 분석하는 AI 시스템 ‘S마인드’를 적용하고 있다. 매장을 자주 방문하는 소비자 500만 명을 대상으로 구매 기록과 성별, 나이, 지역, 구매 빈도, 객단가, 주거래 점포, 선호 품목 등을 분석해 매일 대규모 빅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개인별 맞춤형 쇼핑 정보를 신세계백화점 앱에 적용해 최적의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우선 노출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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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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