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박민우(32)·김하경(여·30) 부부

저(민우)와 아내는 테니스를 배우다 우연히 만났습니다. 전 함께 테니스 레슨을 받던 아내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는데, 아내는 제가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대화를 나누게 된 건 강습 후 수강생끼리 회식을 하게 된 지난 2023년 1월 28일입니다. 회식이 마무리될 조짐이 보이자 바람을 쐴 겸 회식 장소 바깥에 있던 모닥불에서 ‘불멍’을 하고 있었는데, 제 옆에 아내가 앉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얼굴을 텄어요. 아내가 맘에 들었지만, 제가 소심한 탓에 ‘레슨을 받다 보면 다시 만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하루는 레슨을 받으러 갔는데 강사님께서 제게 아내가 쓸 라켓을 대신 전달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일을 계기로 전화번호를 교환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연락하다 사귀게 됐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와 아내를 이어주기 위한 강사님의 전략이었더라고요.

저는 항상 밝게 잘 웃는 아내가 마음에 들었어요. 만나고 나서 좋아하는 마음이 점점 더 커졌고요. 저는 먹는 걸 좋아하고, 아내는 요리를 좋아해요. 아내는 항상 제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죠. 심지어 서로 싸워서 말을 하지 않을 때도 밥은 꼭 챙겨줘요. 지금도 아내가 해주는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친구들도 아내와 제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서 “네가 그렇게 기분 좋아 보이는 건 처음이다”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아내와의 시간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결혼을 결심한 건 아내라면 제 평생을 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고요.

신혼집은 평소 부동산에 관심이 많던 아내가 주도해 구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저의 잦은 실수로 아내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준 것 같아 지금도 미안합니다. 우리는 신혼집 대출 문제로 혼인신고를 먼저 해 이른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데요. 앞으로 매일매일 함께 웃으며, 나이가 들어서도 서로 손잡고 정답게 살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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