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훈 논설위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잠룡’ 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과 김동연 경기지사의 외곽 때리기가 흥미롭다. 오 시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2027년 3월) 출마와 지방선거(2026년 6월) 3선 도전에 대해 “50 대 50, 두 가지를 다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대안이 있다면 선택이 자유로워질 것 같다”고 했다. 90 이상은 대선 쪽이란 얘기다. “주적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라고도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원론적인 쓴소리 정도만 한다.

더 예리한 각을 세우는 건 김 지사다. 민주당이 17일 확정한 대선 1년 전 당 대표 사퇴 예외 조항에 줄곧 반대해왔다. “당권·대권 분리 예외 조항은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특정인 맞춤 개정이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대선을 염두에 둔다면 경선 불공정을 견제해야 하고, 지사 연임을 노린다 해도 공천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 일 것이다. 지난 대선에선 이 대표와 단일화하며 꿈을 접지 않았던가.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장으로 영입한 것도 당내 구도를 고려한 포석일 것이다. 전 전 의원은 2018년 경기지사 경선 때 이 대표와 혈전을 벌인 구원(舊怨)이 있다.

이들 간에 ‘○○소득’ 경쟁이 벌어지는 것도 이채롭다. 오 시장은 기준소득 이하에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안심소득’을 시범운영 중이다. 전 국민이 대상인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겨눈 것이다. 김 지사는 전임 이 대표가 만들어놓은 기본소득 시리즈를 ‘기회소득’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재명 지우기’다. 중위소득 120% 이하에 한시적 지원하는 선별복지이지만, 중위소득과 가구소득 차액의 50%를 지원하는 안심소득과는 다르다.

홍 시장은 이재명보다 ‘한동훈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16일에도 “총선을 망친 주범들이 당권을 노려 난리 친다”고 했다. 그는 정치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대선 출마를 꼽은 적이 있다. 세 광역단체장이 제각각 이몽(異夢)이지만, 똑같이 주시하는 것은 한 전 위원장에게 달라붙은 ‘총선 참패’ 책임론과 이 대표에게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사법 리스크의 향배다. 그에 따라 이들의 행보도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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