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풍경

사진·글=박윤슬 기자 seul@munhwa.com

중국 옌볜대학 인근은 중국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번화가다.
밤에는 화려한 간판들이 불을 밝히고 포장마차들이 성행하면서 사람들이 더욱 몰린다.

야시장에 걸맞게 길거리 게임도 판을 열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목표물에 링을 던져 상품을 획득하는 게임인데 액세서리, 간식거리, 전자기기 등
뻔한 상품들 사이에 인형인가 싶은 것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아지와 고양이, 토끼 등 살아 있는 작은 동물이었다.

귀엽다는 생각도 잠시, 무언가 잘못되었단 생각이 든다.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살아 있는 동물을 이용해도 되는가.
좁디좁은 케이지 안에 꺼내달라고 발버둥 치는 고양이와 체념한 듯 가만히 있는 강아지.
이것은 동물 학대다.

심각한 관광객들 사이에서 게임에 임하는 손님은 웃으며 귀여운 고양이를 향해 수 번이고 링을 던진다.
이제 한국에선 보기 힘든 이 이색적인 풍경이 신기하고 재미있게만 느껴지진 않았다.

■ 촬영노트

사실 불과 멀지 않은 과거에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형 뽑기로 살아 있는 햄스터, 랍스터가 상품으로 걸렸었고, 체험형이라는 이름을 건 좁은 실내동물원이 전국에서 유행하고 또 관리되지 않는 야외동물원으로 인해 이제야 동물권(비인간 동물 역시 인간과 같이 인권에 비견되는 생명권을 지니며 고통을 피하고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 등을 지니고 있다는 개념)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박윤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