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베트남 서열 1~4위 만나
극진한 환영받고 ‘이해’ 공유


북한에 이어 20일 베트남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가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등 권력 서열 1∼4위를 모두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권력 서열 2위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과 가진 회담에서 서로 상대방의 적대국과는 동맹을 맺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날 차량 편으로 하노이 주석궁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베트남 국기를 흔드는 어린 학생들에 둘러싸여 21발의 예포 발사, 베트남군 의장대 사열식 등 극진한 환영을 받았다. 이어 열린 환영행사에서 푸틴 대통령과 럼 주석은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에서 럼 주석은 양국이 “서로의 독립·주권과 영토의 온전성을 해치는 제3국들과의 동맹과 조약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럼 주석과 여러 지역적 사안과 국제적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이에 대한 러시아와 베트남의 입장은 대체로 일치하거나 가깝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답했다. 특히 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폐쇄적인 군사·정치 블록’의 여지를 주지 않도록 무력을 쓰지 않고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신뢰 가능한 안보 구조 발전에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과 럼 주석의 이번 합의에 따라 베트남은 미국 등 서방이 주도하는 러시아 경제 제재와 포위망 구성에 앞으로도 가담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럼 주석과의 회담 이후 응우옌 서기장과 권력 서열 3위 팜 민 찐 총리와 잇달아 회담했다. 이어 베트남의 국부인 호찌민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럼 주석·쩐 타인 만 국회의장(권력 4위)과 회담해 ‘당일치기’ 방문에서 베트남 권력 서열 1∼4위를 모두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마지막 일정인 국빈 만찬을 끝으로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초 19∼20일 1박 2일로 베트남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북한에 애초 일정인 18일 저녁이 아닌 19일 새벽에 지각 도착한 여파로 베트남에도 20일에 도착하면서 베트남 방문도 북한처럼 당일치기 일정으로 축소됐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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