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폴에 적색수배 됐던 보이스피싱 인출 총책이 해외 도주 9년 만에 말레이시아에서 검거됐다. “보고 싶으니 한국에 돌아오라”는 어머니의 말에 제 발로 대사관을 찾아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20일 보이스피싱 인출 총책 김모(50) 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필리핀에서 생활하다 생계에 어려움을 겪자 보이스피싱 조직의 ‘콜센터’와 협업해 인출 총책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김 씨와 일당은 지난 2014년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필리핀에서 인터넷 전화를 통해 “대출해주겠다”며 급전이 필요한 국내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대포통장·카드 등을 수집하고 현금 인출책을 통해 돈을 빼돌렸다. 고철 판매대금 명목으로 고철업자로부터 돈을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등 총 42명에게 5억1300만 원의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2016년 10월 경찰은 필리핀 현장을 덮쳐 범죄에 가담했던 김 씨의 배우자 A(47) 씨를 체포했지만, 김 씨는 홀로 도망을 가 해외 도주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 최근 한국에 있는 어머니가 “오랫동안 고생했지 않냐, 보고 싶으니 한국에 돌아오라”고 하자 지난 5월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을 찾아 자수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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