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만명 방문하던 사이트 운영
공범들은 이미 수년전에 검거
현지선 사업가인 척 호화생활
경찰 “국내로 송환 후 여죄 수사”
최근 에콰도르에서 검거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 수배자 곽모(50·사진) 씨가 하루 수만 명이 드나드는 ‘미성년자 성 착취물’ 사이트 운영자였던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현지에서 부유한 사업가 행세를 하며 호화 생활을 해온 곽 씨는 해당 사이트가 폐쇄된 지 5년 만에 덜미가 잡혔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05년쯤 에콰도르에 정착한 곽 씨는 2017년 8월부터 2019년 7월까지 현지에서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성인 사이트를 운영하며 불법 음란물을 제작·배포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인터폴에 적색 수배된 인물이다. 곽 씨가 출국한 뒤 한국으로 다시 입국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곽 씨가 운영했던 사이트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유포하는 곳이었는데, 하루 방문자가 수만 명에 이르는 대형 사이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곽 씨는 이 사이트를 운영하던 총책으로, 그와 함께 사이트를 운영하던 공범들은 국내외에 흩어져 있었다.
공범들은 2019년 7월부터 2020년 11월 사이에 차례로 검거됐지만, 에콰도르에 있던 곽 씨는 그동안 잡히지 않고 있었다. 현지 매체 ‘엑스트라’ 등에 따르면 곽 씨는 에콰도르 최대 도시인 과야킬에서 전자제품 수출·수입, 유지·관리 업체를 운영해 왔다. 현지 매체들은 입국 기록에 곽 씨가 도착한 날짜가 나와 있지 않아 불법 입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에선 불법 음란 사이트 운영 총책, 현지에선 부유한 사업가로 이중생활을 해 왔던 곽 씨는 사이트가 닫힌 지 5년 만에 꼬리가 잡혔다.
경찰을 통해 인터폴에 적색 수배된 곽 씨는 지난 18일 과야스주(州) 삼보론돈의 한 쇼핑몰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삼보론돈은 곽 씨가 사업체를 운영했던 과야킬에 인접한 곳으로, 쇼핑몰과 관광·유흥업소가 대거 위치해 있다. 에콰도르 경찰은 곧바로 SNS를 통해 곽 씨의 머그샷(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을 공개했다.
곽 씨 검거에는 경찰의 지속적인 국제 공조가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국제협력관실은 지난 3월 인터폴 사무총국에서 열린 아동범죄 전문가회의(SGCAC)에서 인터폴 아동범죄대응계 라틴아메리카 담당관을 통해 에콰도르 경찰에 한국 경찰이 수집·분석한 정보를 전달하고 신속한 검거를 요청했다. 이는 약 3개월 만에 현지 경찰의 검거로 이어졌다. 곽 씨 사건을 담당하는 대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송환해 국내로 데려온 뒤 여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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