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소재기업 거듭난 KCC

실리콘 기초소재 국산화 성공
액상형 LSR 생산까지 이어져

에어백 열저항성·유연성 향상
사고에도 원단 찢어지지 않아

배터리셀·모듈 접착에 용이
자동차 시트 열선에도 적용


국내 실리콘 산업을 견인해 온 KCC 실리콘이 자동차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KCC 실리콘은 지난 2003년 실리콘 상업화에 성공한 데 이어 자동차 부품과 같은 새로운 고부가 가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환경을 확보했다. 자동차 안전에 필수적인 에어백에도 KCC 실리콘이 들어가는 등 산업별로 제품 활용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7일 KCC에 따르면 KCC 실리콘은 국내 최초로 실리콘 모노머 생산 공장을 건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실리콘 원료의 국산화를 실현했다. 실리콘의 기초소재인 모노머와 합성 폴리머뿐 아니라 실리콘 고무를 비롯한 실란트(sealant), 실란(silane), 기능성 실리콘 오일, 실리콘 에멀션 등의 실리콘 2차 제품을 일괄 생산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국내에 구축했다.

◇에어백 코팅제로 활용되는 국내 유일의 KCC 실리콘… LSR = KCC 실리콘은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내열성과 내전압성이 우수한 실리콘 절연소재, 전기차 효율 개선을 위해 고전압·고전류에 견딜 수 있는 커넥터 실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의 소재로 KCC 실리콘이 활용된다. 그중에서도 운전자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안전장치에도 KCC 실리콘이 적용된다. 바로 자동차 에어백(Airbag)용 LSR(Liquid Silicone Rubber) 실리콘이다.

LSR은 고무가 되기 전인 액상 형태의 실리콘을 총칭한다. 일반적으로 액상 고무 중에서도 고온에서 가열해 경화시키는 고무를 의미한다. 실리콘 고무의 기본 특성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액상 형태이기에 개량, 혼합, 성형공정까지 자동화된 ‘LIM(Liquid Injection Molding)’ 성형이 가능해 생산성이 우수하다. 이러한 LSR의 장점을 이용해 ‘커넥터 실(Connector Seal)’ ‘오링(O-ring)’ ‘개스킷(Gasket)’ 등 각종 자동차 부품을 제조할 수 있다. 또한, 표면이 매끄러워 조립 작업성이 우수하다. 자동차용 부품들이 점점 가벼워지고 소형화되고 있는데, LSR을 활용해 보다 정교하고 세밀한 부품을 제작할 수 있다. 특히, 액상 소재의 장점을 활용해 LSR은 다양한 산업용 코팅 방법으로 재료 표면을 코팅할 수 있다.

KCC 실리콘 연구원이 액상 실리콘을 연구하는 모습. KCC 제공
KCC 실리콘 연구원이 액상 실리콘을 연구하는 모습. KCC 제공


KCC 실리콘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에어백용 LSR 실리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KCC의 LSR은 액상 실리콘으로 에어백을 코팅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에어백은 사고 발생 시 에어백 속에 많은 양의 질소를 삽입시켜 0.03∼0.05초 이내에 부풀게 만든다. 찰나의 순간에 에어백을 부풀게 만들기에 일반적으로 에어백은 ‘터진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순간 시속 321㎞의 속도로 터져 많은 양의 열에너지가 사용되며 팽창하는데 LSR 실리콘은 내마모성과 열저항성 및 유연성이 모두 우수하여 에어백의 천(원사)이 찢어지거나 터지지 않도록 한다. 실리콘의 단단한 기밀성이 순간적으로 터지는 질소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잡아주고, 탑승자가 부딪히는 면을 부드럽게 하여 안전성을 높여준다.

◇에어백용 실리콘 시장 = 자동차의 안전도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에어백은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는 핵심 시스템 중 하나로 발전해왔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약 20만 건으로 약 28만 명이 부상당하고 2500여 명이 사망한다. 과거 에어백 장착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1990년대 초와 비교해보면 사망자 수는 81%가량 줄었다(1991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 1만3429명). 에어백 장착 의무화는 자동차 기술과 함께 발전한 에어백의 진화와 무관하지 않다. 미래차 시대에 맞게 에어백도 변화함에 따라 시장이 성장하면서, 에어백용 실리콘 시장도 빠르게 팽창 중이다. 최초에 탑승자의 상반신이 운전대나 대시보드에 부딪히는 걸 방지하는 용도에서 출발한 에어백은 커튼 에어백, 시트 장착 측면 에어백 등 종류가 점점 늘어났다. 최근에는 전복사고를 대비한 루프 에어백이 개발되었고, 나아가 자동차가 ‘이동하는 공간’의 역할을 하는 자율주행 시대에는 탑승자들이 좌석 배치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위치에 더 많은 에어백이 안전을 위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이유로 자동차 에어백 실리콘 시장 규모는 향후 몇 년 동안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마켓앤드마케츠의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에어백 실리콘 시장은 2025년까지 17.5%의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로 5억3400만 달러(약 7370억 원)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KCC 실리콘의 에어백용 LSR 실리콘의 매출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 에어백용 실리콘 사업에 진입한 KCC 실리콘은 이 분야에서 2023년 대비 올해 300% 이상의 매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유일의 기술력으로 글로벌 실리콘 메이커들과 경쟁하면서 조금씩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충남 서산시 대죽공장 전경. KCC 제공
충남 서산시 대죽공장 전경. KCC 제공


의료 호스·의류 라벨로 ‘활용도 만점’

■ 고온에 강한 KCC 실리콘


KCC의 실리콘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LSR(Liquid Silicone Rubber)은 200도 정도의 고온에서도 열을 잘 견딜 수 있고, 경화 후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아 환경부담이 덜한 소재이다. 유아용 칫솔·젖병·쪽쪽이와 같은 유아용품과 주방용품, 생활용품에 다방면으로 쓰이는 이유이다.

◇의료용 호스와 인공호흡기에 들어있는 LSR = 일반 고무보다 추위를 견디는 능력인 내한성이 뛰어나고 화학물질에 대한 저항성이 높다. 가장 큰 특징은 다른 화합물과 쉽게 반응하지 않는 불활성이다. 호스에 접촉하는 치료제가 오염되지 않게 보존해주는 LSR 덕분에 위생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하는 의료계에 더욱 다양하게 적용된다. 치과에서도 인상재로 LSR이 사용된다. ‘인상’이란 충치 치료나 치아교정을 목적으로 입속 치아를 포함한 조직의 형태를 본뜨는 것이다. LSR이 적용된 인상재는 탄성이 뛰어나고 재현성·유동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섬유코팅용 LSR = 주로 의류 라벨 인쇄에 사용되는 실리콘이다. 코팅 후 촉감이 부드럽고, 원단을 물들이고 빨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운동 효과는 물론, 스타일까지 살려주는 트레이닝복 로고나 미끄럼 방지 양말의 밑창 등에도 KCC의 LSR 실리콘이 사용된다. 사람의 피부가 직접 닿을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안전을 보장하는 인증 절차도 깐깐하다.

◇자동차 부품 보호용 실리콘 = KCC 실리콘은 일반적인 범용 접착제에 난연성, 고열 내구성을 강화한 접착제를 자동차 부품에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 전자부품의 인쇄회로기판(PCB)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고정하고 열을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 셀과 모듈이 접착되는 면에는 방열 접착제를 적용하게 된다.

◇자동차 조명용 LED 실리콘 = 최근에는 차량 경량화에 따라 가벼우면서도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하고, 적은 전력으로 높은 광효율을 구현하는 LED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조명용 LED 실리콘은 기존 플라스틱, 아크릴 소재에 견줘 수명이 길고 내열성 및 전력 효율이 뛰어나 자동차 헤드램프, 실내등 등에 적용된다.

◇파워모듈(전력 변환 시스템)용 실리콘 겔 =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자동차 부품에 적용되는 소재에도 고전력·고전압 모듈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KCC 실리콘의 파워모듈용 실리콘 겔(Gel)은 우수한 열 안정성과 전기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실리콘을 전선 피복에 적용하면 내열성·내구성을 부여하면서도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이 제품은 자동차 시트 열선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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