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남자의 클래식 - 베르디 오페라 ‘팔스타프’
비장미 넘친 작품만 쓰다가
마지막 돼버린 희극 만들어
초연땐 입장료가 평소 30배
공연 끝난 뒤 1시간 커튼콜
‘오페라’ 하면 가장 먼저 주세페 베르디(1813∼1901)가 떠오를 만큼 그는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곡가다. 또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를 아울러 가장 많이 공연되는 레퍼토리로 전 세계 유수의 오페라극장들을 단단히 떠받치고 있다.
26세에 작곡한 첫 오페라 ‘오베르토’를 필두로 그 유명한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아이다’ 등 전 생애에 걸쳐 작곡한 26편의 주옥같은 오페라 작품들은 왜 그가 ‘오페라의 왕’이란 수식어로 칭송받고 있는지 증명해 내고 있다. 26세의 나이에 오페라 작곡가로 데뷔해 무려 55년간이나 오페라에 본령을 두었던 작곡가 베르디. 과연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의 마지막 작품은 어떤 것이었을까?
바로 1893년 그의 나이 80세에 작곡한 희극 오페라 ‘팔스타프’다. 베르디는 비장미가 가득한 극적 오페라로 대변되는 작곡가다. 희극 오페라라고는 그의 나이 27세에 극장의 의뢰로 마지못해 작곡했던 오페라 ‘하루만의 임금님’이 전부였지만 그의 마지막 작품은 의외로 희극 오페라였다.
1889년 전원에 파묻혀 유유자적 촌부의 삶을 살고 있던 76세의 베르디에게 한 방문객이 찾아왔다. 그는 다름 아닌 베르디의 전작 오페라 ‘오텔로’의 대본가 보이토였다. 그의 손엔 한 다발의 대본 뭉치가 들려 있었다. 보이토는 베르디가 평소 가장 존경하던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와 ‘윈저의 명랑한 아낙네들’을 섞어 ‘팔스타프’라는 대본의 줄거리를 건넸고 베르디는 이를 읽는 순간 매료돼 곧장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작곡은 약 3년간 이어졌고 베르디는 마침내 1892년 9월 그의 마지막 오페라 ‘팔스타프’를 완성한다.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다.
늙고 뚱뚱한 기사 팔스타프는 돈이 궁해지자 돈 많은 여인들을 꾀어내 이용할 심산이다. 팔스타프는 두 여인 알리체와 메그 페이지에게 유혹의 러브레터를 쓴다. 그러나 두 여인은 팔스타프가 자신들에게 동시에 편지를 보내 수작을 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곤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팔스타프가 약속 장소로 가 알리체를 만나고 있는데 이때 그녀의 남편이 들이닥친다. 화들짝 놀란 팔스타프가 빨래통에 몸을 숨기자 알리체는 빨래통을 강물 속으로 내던진다. 물론 팔스타프를 골탕 먹이기 위한 알리체의 계략이다.
알리체는 팔스타프에게 다시 만나자고 하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팔스타프는 약속대로 사냥꾼 분장을 하고 숲속으로 향한다. 팔스타프가 약속 장소에 나타나자 유령 분장을 한 알리체와 메그 그리고 친구들이 나타나 팔스타프를 골탕 먹인다. 겁에 질린 팔스타프가 용서를 구하자 모두가 장난이었음을 알려주며 화해와 함께 유쾌하게 막을 내린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 베르디, 오페라 ‘팔스타프’ 중 ‘꿈인가? 현실인가?’
2막 1장에 등장하는 포드의 아리아로 늙은 기사 팔스타프가 자기 아내에게 돈을 가로챌 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해 부르는 노래다. 더러운 범죄자 팔스타프를 저주하며 반드시 복수하겠노라 다짐하는 노래로 기존의 베르디 오페라와는 다른 현대적인 무드와 화성이 특징인 아리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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