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수 논설위원

가뜩이나 뒤숭숭한 유통업계에 초대형 변수가 가세했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 쇼핑이 세계 처음으로 국내에 등장한 것이다. 소비자와 판매업체 입장에선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지만,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부상에 고전 중인 유통업계는 ‘공룡 상륙’에 초비상이다.

유튜브 쇼핑은 판매·구매 모두 간편하다. 콘텐츠 창작자(크리에이터)는 몇 차례 클릭만 하면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만들 수 있다. 구글 계정으로 회원에 가입해 스토어를 만든 뒤 소정의 조건을 충족하면 상품을 팔 수 있다. 소비자는 다른 쇼핑몰로 이동하지 않고도 이 스토어에서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이름·주소·연락처 등만 입력하면 주문할 수 있다. 결제도 카드·계좌 이체·가상계좌·간편 결제 모두 가능하다. 벌써 ‘흥행 대박’ 소리가 나온다.

국내 유튜브 이용시간은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을 압도한다. 지난달 유튜브 앱 이용은 18억 시간을 넘어, 카카오톡·인스타그램·네이버 앱 등을 한참 앞섰다. 특히, 젊은층은 영상에 나오는 상품을 좋아해 수익성이 높은 패션·화장품 등의 큰 타격이 예상된다. 영상·커머스를 조합한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약 3조 원으로 25% 성장했고, 2026년엔 10조 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인스타그램, 중국의 틱톡 등이 진출을 모색하는 이유다. 반면, 유튜브가 편향적인 가치·선택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파워 유튜버의 영향력이 선택을 왜곡할 수 있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 중인 ‘뮤직 끼워팔기’ 같은 불공정 행위가 없을 것이란 보장도 없다. 윤리성·공정성 강화가 필요하다.

유튜브 쇼핑의 등장으로 생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게 분명하다. 이미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초저가 공세에 고전하고 있는 국내 유통업체는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국내 플랫폼 1위인 쿠팡조차 올 1분기 영업이익이 61% 줄었고, 순이익은 다시 적자다. 전통적인 강자인 신세계도 경쟁업체인 알리바바 출신 인사를 새 CEO로 영입하는 등 비상경영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유튜브 쇼핑이 긍정적인 유통 혁신을 가져오는 메기가 될지, 그렇지 않고 유통업계를 초토화할 뿐인 공룡이 될지는 결국 업계의 대응에 달렸다. 강자가 생존한다. 살아남는 게 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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