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새 위원장 불가피’ 기류
대통령실 “언급 자체 부적절”


여권 내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나쁜 탄핵’ 공세를 벌이는 만큼, 다음 주 탄핵안 처리 직전 김홍일(사진) 방송통신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후 새 위원장을 임명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28일 오전 방통위가 전체회의 일정을 앞당긴 것을 주목하고 있다. 방통위 전체회의는 통상 수요일에 열리는데 야당의 김 위원장 탄핵 방침이 알려진 이후 회의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이날 방통위는 전체회의에서 KBS·MBC·EBS 공영방송 임원(이사) 선임 계획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이후 신원조회와 선임안 의결 절차 등의 ‘실무 절차’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안팎에서는 새로 임명되는 방통위원장이 공영방송 이사 선임 안건을 최종 처리할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 표결 시 본회의 표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만큼, 민주당의 탄핵 시도가 ‘나쁜 탄핵’임을 알리는 여론전에 우선 나서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위법한 상황이 아니고 탄핵의 소재가 안 되는 건데 무리하게 윤석열 정부 들어 여섯 번째 탄핵을 밀어붙이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이라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헌법재판소 탄핵 기각 판단이 나오기까지 7개월이 걸렸다. 이렇게 방통위 업무가 마비되면 안 되기 때문에 정부 여당이 같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등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에서 방통위원장 탄핵소추 규탄 기자회견도 개최했다.

대통령실에는 김 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사실상의 ‘함구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야당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취 관련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김 위원장 역시 “할 일을 한다”는 입장에 따라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 측은 “김 위원장이 ‘민주당의 탄핵에 신경 쓰지 말고 위원회가 할 일을 하면 된다’는 입장을 보였고, 이 같은 취지의 말씀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손기은·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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