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형제자매 유류분도 위헌
가족 간 ‘재산 범죄’ 처벌 가능

국회, 내년말까지 법 개정해야


헌법재판소가 친족 사이에서 일어난 절도·사기 등 재산 범죄의 경우 처벌하지 않는 형법상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법조계에서는 28일 “점점 좁아지고 있는 가족의 개념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헌재는 전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친족상도례를 규정한 형법 328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친족상도례는 직계 혈족(부모·자녀)과 배우자, 동거하는 8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 사이에 발생한 재산 범죄를 처벌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이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은 형사 피해자가 법관에게 적절한 형벌권을 행사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다”며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밝혔다. 또 “친족 사이의 유대 및 신뢰관계는 사회문화와 산업구조, 시대 구성원의 경제활동 양상을 포함한 생활양식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해당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게 됐고, 국회는 내년 말까지 법을 개정해야 한다. 친족상도례는 1953년 형법 제정 때부터 도입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 개정 과정에서 좁아지는 가족의 범위 등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는 지난 4월 25일 형제·자매에게 유류분 권리(고인의 뜻과 상관없이 일정 상속분을 보장)를 인정하는 민법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친족상도례 규정은 방송인 박수홍, 가수 장윤정 등의 가족 분쟁 과정에서 널리 알려졌다. 지난 30년간 박수홍의 매니저를 맡고 있던 친형 박모 씨는 법인 자금 100억 원 이상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박수홍의 부친은 “내가 횡령을 했다”고 주장했고, 친족상도례를 적용받아 장남이 처벌받지 않게 하려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앞서 장윤정도 가족들이 그의 돈을 탕진해 법적 분쟁을 벌였다. 장윤정의 모친은 장윤정의 돈을 허락 없이 썼지만 친족상도례에 따라 처벌을 피했다.

이후민·안진용 기자
이후민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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