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아이유아이’ 사무실에서 경계선 지능 청년인 이지영(여·32·오른쪽) 씨와 김진영(여·33) 씨가 증강현실(AR) 웨어러블 기기인 홀로렌즈를 쓰고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아이유아이’ 사무실에서 경계선 지능 청년인 이지영(여·32·오른쪽) 씨와 김진영(여·33) 씨가 증강현실(AR) 웨어러블 기기인 홀로렌즈를 쓰고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 청년재단 ‘경계선지능 일 경험’

적성 찾아주고 역량강화 등 도움
3월부터 100여명 대상 시범사업


“남들보다 뒤떨어졌다는 자괴감에 1년간 고립된 생활을 했어요. 이번 재단법인 청년재단의 ‘경계선 지능 청년 일 경험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디자이너의 꿈을 다시 꿔야겠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홀로렌즈 전문 교육회사 ‘아이유아이’ 사무실에서 만난 이지영(여·32) 씨는 “홀로서기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이번 시범사업에 참가한 ‘일 경험처’다. 이 씨는 “사무직으로 일하고 싶었지만, 업무 속도가 느리니 뽑히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자포자기했었다”며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해 실무자들에게 자료 작성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배우니 업무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시범사업에 참가 중인 김진영(여·33) 씨는 업무 시간 내내 상사의 지시사항을 노트에 빼곡하게 적어두고 있었다. 김 씨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노력해야 하니까 업무 지시를 메모하고 수시로 들여다본다”며 “이번 사업 참여를 계기로 취업 프로그램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경계선 지능은 IQ가 71∼84점 사이로 지적장애(IQ 70점 이하)는 아니지만, 일상생활과 경제활동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칭한다. 장애등급이 나오지 않아 장애인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국내 인구 중 약 13%가 경계선 지능인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청년재단은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경계선 지능 청년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훈련 운영체계는 직업 탐색, 일 역량 강화, 훈련 결과, 일 경험으로 이뤄진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경계선 지능 청년들과 함께 일한 업체는 이들이 속도가 조금 느릴 뿐 일반 사원보다 업무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박상균 아이유아이 대표는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청년재단은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위한 취업 프로그램 등 맞춤형 사회진입 모델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박주희 청년재단 사무총장은 “취업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계선 지능 청년들에게 적합한 직무를 찾아주고 이들의 이해 속도에 맞춰 직업훈련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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