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巨野)가 또다시 방송통신위원장에 정략적인 올가미 씌우기를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김홍일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군소 야당과 함께 발의했다. 다음 달 3∼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맞서 방통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KBS·MBC·EBS 공영방송 임원 선임 계획 등을 의결했다. 의결 기능 마비에 대비한 고육책으로서, MBC의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8월 12일 임기 만료)과 KBS·EBS 이사진(9월 만료)을 차질없이 교체하기 위해 불가피한 프로세스다.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김 위원장은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정지 상태가 되고, 그동안 방통위원이 2인에서 1인으로 줄어들게 돼 안건 의결이 불가능해진다.

탄핵소추를 하려면 공직자를 ‘파면’할 정도로 헌법과 법률 위반이 명백해야 한다. 그런데 탄핵소추안을 보면 주된 사유는 “2인만으로 의사를 진행해 74건의 안건을 의결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직무가 아니라, 위원회 운영 자체가 위법이라는 취지다. 방통위법은 ‘회의는 2인 이상 위원 요구로 소집하고,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제13조)고 규정했다. 2인 체제 의결이 “(5인 체제가 아니라) 바람직하진 않지만, 위법은 아니다”는 김 위원장의 항변이 분명히 옳다. 이게 문제라면 오래 전에 국회가 법을 개정했어야 할 일이다. 지난 국회도 민주당이 다수당이었다. 지금 방통위 의결정족수를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의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는데, 스스로 제도의 문제를 인정한 것 아닌가. 파면할 정도의 위법이 없는데도 탄핵소추를 강행한다면 직무정지만을 노린 직권남용에 해당한다.

게다가 현재의 방통위원 2인 운영체제 자체에도 야당 책임이 크다. 지난해 국회 추천 3인(여당 1인, 야당 2인) 중 민주당 몫으로 최민희 의원이 추천됐으나, 대통령은 통신단체 임원을 맡은 점 등 방통위법상 결격사유에 해당돼 임명을 보류했다. 최 의원은 자진 사퇴 뒤 총선에 출마했고, 당선 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되는 희한한 상황이 빚어졌다. 이런 점에서 적반하장 성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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