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6월 19일 중국계 온라인 플랫폼 ‘테무’에서 판매되는 일회용 면봉 10종 가운데 6종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면봉에 존재하는 세균의 양을 측정해 제품 위생상태를 평가한 결과, 기준치를 최대 36.7배 넘어선 제품도 있었다. 서울시는 ‘쉬인’에서 팔리는 일회용 종이빨대 3개 제품에서도 국내 기준치의 최대 43.3배에 달하는 ‘총용출량’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총용출량은 식품용기 등을 약산성 용액(4% 초산)에 담갔을 때 나오는 폴리프로필렌(PP)의 총량이다.
서울시가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에서 판매되는 각종 제품의 유해물질 포함 여부를 조사해 발표하는 것은 벌써 약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8일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안전확보 대책’을 내놓으면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율 상위에 오른 어린이용품과 생활용품 31개를 조사해보니 8개 제품에서 허용 기준치를 크게 넘는 유해물질이 나왔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어린이용 물놀이 튜브 △목재 자석 낚시 장난감 △어린이용 가죽가방 △지우개 연필 등에서 플라스틱을 가공할 때 사용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국내 기준 대비 초과 검출됐다. 심지어 검출된 물질 가운데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는 국제암연구소 지정 인체발암가능물질(2B등급)이라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런 실태조사 결과는 보통 보여주기 식으로 한 번 발표하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흔한데, 서울시는 안전검사를 뚝심 있게 이어가고 있다. 4월 이후로 서울시는 거의 일주일 단위로 품목별 안전점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7차례에 걸쳐 알·테·쉬 직구(직접구매) 제품 93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검사 결과 중간집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40개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초과 검출됐다. 서울시는 체계적인 검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3개 민간 전문기관과 협약도 맺었다. 검사 대상도 식품 관련 용기와 위생용품, 직접 조립하는 가구, 화장품 등으로 넓히고 있다. 알·테·쉬 이외의 해외 플랫폼 제품도 검사할 계획이다.
사실 중국계 온라인 플랫폼 직구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는 인기 있는 정책이 아니다. 정부가 5월 16일 유해제품의 국내 반입을 막겠다며 어린이용품 등 80개 품목에 대해 ‘국가인증통합마크(KC) 인증이 없는 제품은 직구를 금지하겠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결국, 3일 만에 정책을 철회하는 촌극으로 끝났다. 정부가 물가를 잡지 못하니, 한 푼이라도 싸게 사고자 중국계 플랫폼으로 몰려갔던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서울시 정책도 공격을 받았지만 서울시는 ‘소비자 선택권도 보장돼야 하지만, 시민의 안전한 삶을 지키는 것이 시의 책무’라며 밀고 나갔다. 안전성 검사를 이어가면서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의 판매 중단까지 끌어냈다. 지방자치단체가 단체장의 인기가 아니라 주민 삶에 무엇이 도움되는지를 정책 수립과 실행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인기영합주의를 넘어 주민을 생각하는 정책이 늘어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