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석열 정권은 물론 보수 정치세력의 미래를 좌우할 정치 이벤트이다.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의 문제를 넘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느냐의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3연속 총선 패배의 기억을 잊어버린 듯 서로의 과거를 헐뜯는 이전투구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당권 경쟁인 만큼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부당한 인신공격과 과도한 편 가르기는 공멸의 길이 될 뿐이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 모두 나름의 장점을 갖고 있으며, 비교적 합리적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꼽힌다. 그런데 원 후보는 한 후보를 ‘배신의 정치인’으로 몬다. 한 후보가 제안한 ‘여당판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을) 하루아침에 배신했다”고 몰아붙였다. 지난 총선 공천을 놓고도 “듣보잡 사천” 운운하며 “진상과 책임자 규명”을 주장했다. 나 후보는 “한쪽은 윤심 팔이를 하고, 한쪽은 또 하나의 줄서기를 만들고 있다”고 원·한 후보를 저격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해 “절윤(윤석열 대통령과 절연)이 된 배신의 정치”라고 비난했다. 협공에 직면한 한 후보는 ‘공포 마케팅’이라고 맞받아치며, 나·원 후보를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찬성 전력을 들췄다. 원 후보에 대해서는 과거 제주지사 시절 ‘민주당에 입당할 의향이 있다’는 보도 내용도 지적했다.

여당은 총선에서 참패하고도 ‘웰빙당’ 체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거대 야당에 맞설 정치력과 치열함은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상호 삿대질’은 수준급이다. 광역단체장까지 가세해 난장판을 키운다. 국민은 정치 개혁, 여당 개혁, 국가 개혁의 비전을 바란다. 이제라도 품격을 되찾고 비전 경쟁을 하지 않으면 누가 대표가 되든 가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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