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이재명 전 대표나 당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본회의 보고와 법제사법위원회 회부동의안까지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이재명 관련 사건 등을 담당하는 검사·판사 등에 대한 압박을 가할 목적으로 보인다. 국회 법사위에는 이 전 대표의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인사도 있다.
민주당은 탄핵소추 사유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에 대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허위진술 강요와 회유’를, 대장동·백현동 사건을 수사한 엄희준 검사에 대해서는 ‘2011년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 재판 때 재소자에 대한 허위진술 강요’를 주장한다. 또, 대장동·백현동 사건을 수사한 강백신 검사에 대해 ‘대선 개입 연론 조작사건의 위법한 압수수색’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수사한 김영철 검사에 대해서는 ‘장시호 씨와 뒷거래를 한 의혹’ 등을 사유로 내세운다.
관련 검사들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한다. 이 전 부지사는 1심 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돼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았고, 한 전 총리도 징역 2년이 확정돼 복역하다가 만기출소했으며,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도 법원에서 지난달 21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며, 뒷거래 의혹도 장시호 씨의 메시지 공개로 근거가 없음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전 대표의 방탄을 위한 탄핵이자, 위헌·위법·사법방해·보복·방탄 탄핵”이라며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전 대표), 그리고 민주당 소속 의원인 변호인과 민주당이 ‘법정을 국회로 옮겨’ 피고인 자신이 재판장을 맡고 민주당과 국회가 사법부 역할을 맡아 재판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도 “특정 정치인을 수사한 검사에 대해 보복적으로 탄핵이라는 수단을 꺼내 드는 것은 탄핵제도의 취지에 반한다”며 “검찰의 중립성과 형사사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을 제외한 고위 공직자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과반수 찬성으로 가능하다. 민주당 의석이 과반수를 충족하므로 탄핵소추는 가능하다. 그러나 헌법 제65조 1항은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 국회는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하고, 제3항은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고 규정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까지 대개 수개월이 걸리고 그 기간에 권한행사가 정지되므로, 탄핵 사유는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중대하고 명백하게 위배한 것이어야 한다.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로서 주어진 사건을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적법 절차를 준수했다면 직무집행에 헌법이나 법률을 준수한 것이므로 탄핵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 권력자를 엄정하게 수사해 기소한 것을 이유로 국회에서 탄핵 발의를 한다는 것은 권력자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못 하게 하여 형사처벌을 모면하겠다는 것으로, 그것이야말로 헌법 위반이다. 4명의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발의는 헌법에서 천명하고 있는 사법권 독립과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입법권 남용 내지 입법폭력이므로 근절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