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수 논설위원

여름 휴가철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해외여행 붐이 예고돼 있다. 이젠 항공편을 선택할 때 으레 저비용항공사(LCC)를 먼저 찾는다. 일본 왕복 항공료만 해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보다 수십만 원이 싸니 당연한 일이다.

LCC의 급성장은 놀랍다. 올 들어 4월까지 국제선 이용객이 1029만 명으로 FSC(950만 명)를 추월했다. 국내 LCC는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 등 9곳이나 돼, 미국과 같고 일본(8곳)·독일(4곳)보다 많다. 그래도 실적은 호조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이어 올 1분기 영업이익도 3474억 원으로 11% 늘었다. 대형 항공사 두 곳이 같은 기간 5075억 원에서 4049억 원으로 쪼그라든 것과 대조된다.

LCC는 국내선으로 출발해 2∼5시간 거리인 일본·중국·동남아를 거쳐 미국·유럽·호주 등 장거리 노선까지 영역을 넓히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티웨이의 경우 이달부터 파리·로마 등 유럽 4개 노선을 취항한다. 해외 여객운송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한다. 고물가에도 중거리·장거리 여행 수요도 계속 커지고 있다. LCC 난립 우려에도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기로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중국·일본 등의 운항 횟수를 늘리며 LCC에 맞서고 있다. 이 회사 계열인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에어서울을 인수해 ‘메가 LCC’로 부상하는 시나리오도 예고돼 있다.

LCC는 성공했다. 전망도 밝다. 그렇지만 여객기 교체와 확대, 정비·보수 등 내실 강화가 시급하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기체 결함에 따른 운항 지연·회항이 잇달아 이용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큰 문제다. 특히 유럽연합(EU) 당국은 티웨이의 안전 강화를 위해 정비 등을 중점 조사할 태세다. 사실 LCC는 노후 기체 비중이 높고, 여유분이 많지 않아 기체 보수·정비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줄곧 받아 왔다. 항공 여행에서 안전은 당연히 최우선이다. LCC가 아무리 요금이 싸도 기체의 결함·안전 같은 기본이 불신을 받아서야 말이 안 된다. 세계로 나가려면 업그레이드는 필수다. 정부도 대한항공은 물론 LCC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안전 운항에 대한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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