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용산에 맹종하는 후보 안 돼"
한동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죄송"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선거전략에도 온도 차가 드러나고 있다.
먼저 나경원 후보는 한동훈·원희룡 후보의 결점을 부각하면서 윤 정부를 성공시킬 대안임을 자처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미숙한 한 후보가 당선되면 당정관계 파탄과 대통령 탄핵이 우려되고, 친윤계를 등에 업은 원 후보가 선출되면 수직적 당정관계 프레임을 극복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나 후보는 지난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를 향해 "자기 살자고 당무개입이니 국정농단이니 금기어를 함부로 쓰는 분들이 있다. 그런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정파탄"이라고 직격했다. 또 원 후보를 향해서는 "용산에 맹종하는 후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추격의 불씨를 지켜야 하는 원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한 ‘검증’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충돌과 신뢰 훼손 등을 부각하면서 탄핵과 분열의 경험을 소환하는 발언도 이어가고 있다.
원희룡 후보는 12일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누군가는 인생의 화양연화였는지 몰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우리 모두 지옥을 겪었다. 다시는 탄핵은 절대로 안 된다"며 "영화 대부에는 ‘적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바로 그가 배신자’라는 대사가 나온다"고 저격했다.

한 후보는 12일 TK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저는 원 후보에게 네거티브한 것이 없다. 오로지 원 후보가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계속해서 네거티브만 하고 있다"며 "나경원 후보는 안 그런다. 저도 안 그런다. 한 분이 정신 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 후보는 같은 자리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요구에 "박근혜 전 대통령께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며 윤 대통령과 관계 정상화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끝으로 윤상현 후보는 친윤계와 친한계의 갈등이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보다 더 심각하다면서, 전당대회가 한동훈 후보 대 원희룡 후보 구도로 가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간 대리전이 되면 당 분열과 후유증을 수습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윤 후보는 12일 합동연설회에서 "이 당의 썩어빠진 기득권부터 청산해달라. 당원이 진짜 주인이 되는 보수혁명을 일궈내자"며 "꼴찌의 기적으로 여러분과 함께 보수혁명을 일궈내겠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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