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시간)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유세장 피격 사건을 계기로 허술한 보안 및 경호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1865년 설립돼 1901년부터 대통령 및 대통령선거 후보 보호를 맡아온 미국 비밀경호국(SS)이 사상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격범 추정 남성 봤다” 증언 잇따라 =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하는 토머스 매슈 크룩스(20)를 이번 사건 용의자로 확인했다.
그런데 이날 총성이 울리기 전 사건 현장에서 그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그레그 스미스는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총격범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존재를 경찰과 비밀경호국에 알리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유세장 밖에 있었다는 스미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 시작 5분쯤 지났을 때, 소총을 들고 건물 지붕 위로 기어 올라가는 한 남성을 봤다고 했다. 스미스는 “100% 보안 실패”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목격자 벤 메이저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한 건물 옥상에 있던 남성이 다른 쪽으로 건너가는 것을 봤고, 총은 보진 못했지만 의심스럽다고 생각해 경찰에 알렸다고 말했다. 메이저는 몇 분 후 총격 소리를 들었고 지붕에 경찰이 있는 것을 봤다고 했다.
◇“비밀경호국 최대 위기” = 크룩스가 총을 발사한 곳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 있던 연단에서 불과 150m 가량 떨어진 유세장 밖 농가의 지붕이었다. 그는 총을 몇 발 발사한 뒤 다른 건물의 지붕에 있던 대응 저격팀에 의해 사살됐다.
총격을 막지 못한 이유와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후속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WSJ는 이번 사건이 비밀경호국에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보안 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제임스 코머 의원(공화·켄터키주)은 총격 사건 발생 후 몇 시간 만에 비밀경호국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며 22일 킴벌리 치틀 국장에게 출석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코머 의원은 “개별 요원들은 엄청난 용기를 보였지만 많은 의문이 있고 미국인들은 답변을 요구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WSJ은 트럼프 총격 사건은 1981년 3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나오던 중 존 힝클리 주니어에게 총격을 당한 이래로 비밀경호국에 가장 큰 보안 위기라고 전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겨드랑이 아래를 맞아 12일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
WSJ은 이제 시선은 치틀 국장에게 쏠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보호작전 부국장을 지낸 최초의 여성이자 이 기관의 두 번째 여성 국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그를 국장으로 임명할 때 자신과 부인 질 바이든이 부통령을 지낼 때 치틀이 자신의 경호 사항을 챙기면서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2022년 “그는 나의 전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밀경호국, 1865년 설립·1901년부터 대통령 및 후보 경호 = 미국 비밀경호국은 미국 정치 지도자와 그 가족, 미국을 방문하는 국가 또는 정부 수반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기관이다. 수사 기능도 있다. 2003년까지는 통화 위조 방지 업무 때문에 재무부 산하였으나, 이후 국토안보부로 옮겼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암살되기 몇 시간 전인 1865년 4월 14일 설립됐다. 1901년부터 대통령과 대통령선거 후보 보호를 맡았다.
현재 전 세계 20곳과 미국내 116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직원은 약 8300명이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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