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치일정 예정대로 강행
유세 총격 딛고 강인함 과시
‘불사조 이미지’ 지지층 결집
‘고령 리스크’ 바이든과 대비
러스트벨트 경합주서 세몰이
대선 당선확률 격차 더 벌려

밀워키=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세 도중 발생한 총격에 살아남고 침착하고 강인한 이미지까지 연출하면서 이번 총격이 사법리스크 등 다른 대선이슈를 모두 집어삼키고 사실상 대선 승부를 결정짓는 ‘블랙홀’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를 ‘언스토퍼블’(unstoppable·멈출 수 없는), ‘신이 선택한 사람’ 등으로 부르며 총결집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도 총격 부상을 아랑곳하지 않고 공화당 전당대회(RNC) 일정을 예정대로 강행해 강한 지도자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14일(현지시간) 폴리티코·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피격사건에도 무사한 것은 물론 생사기로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연출하면서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TV토론에서 노쇠한 모습을 보이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도 연거푸 말실수를 하는 등 고령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극적으로 대비됐다는 평가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얼굴에 피가 흘러내리는 상황에서도 주먹을 들어 올린 사진은 24시간도 안 돼 공화당 지지자들을 결집하며 대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크리스 아거 뉴햄프셔 공화당 의장은 “트럼프는 파괴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누구를 내세웠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데릭 밴 오든 하원의원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격에서 살아남았다. 방금 대선에서 이겼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총격범이 일정표나 다른 어떤 것을 강제로 바꾸게 할 수는 없다”며 피격사건 직후 이틀가량 연기하려던 밀워키행을 강행했다.
공화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복음주의 기독교 등에서는 한술 더 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신의 선택을 받은 사람으로 추켜세우며 세몰이에 힘을 보탰다. 캘리포니아 치노힐스에서 1만 명 넘는 신도들을 이끄는 잽 힉스 목사는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했고, 조지아 자유 예배당의 젠텐 프랭클린 목사도 “미국을 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트럼프를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 정치권에서 독실한 신자로 알려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역시 “어제 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사건이 발생한 곳이 11월 대선 경합주 가운데서도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이고, 15일부터 RNC가 열리는 위스콘신이 ‘블루월’(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북부 3개 주)의 한 곳이라는 점 역시 향후 경합주 승리 굳히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 여론조사기관 등에서 예측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 또한 피격사건 직후 껑충 뛰었다. 피격사건 전날인 12일 56.3%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올해 대선 당선확률은 이날 현재 64.7%로 이틀 새 8.4%포인트 상승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같은 기간 14.3%에서 15.0%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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