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서 보행자들이 비가 고인 곳을 피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윤성호 기자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서 보행자들이 비가 고인 곳을 피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출근길 때린 ‘수도권 물폭탄’

전철 지연도 잇따라 지각속출
남산터널 입구엔 나무 쓰러져
경기 산사태 경보·홍수주의보

“우산써도 다젖어 고난의 출근”




충청·남부권에 침수 등 피해를 안긴 장마가 17일 수도권에 본격 상륙하며 서울 전역과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수도권 곳곳에서 쏟아진 폭우로 인해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자유로에서 당동IC로 진입하는 도로, 서울시 및 의정부시 동부간선도로 등 수도권 도로가 상당수 통제돼 출근길 차량이 우회 운행하는 불편도 이어졌다.

이날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오전 8시 45분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이에 따라 시내 29개 하천 출입이 통제됐다. 동부간선도로와 증산교 하부, 가람길 등 도로 3곳과 둔치 주차장 4곳도 통제됐다. 강동·강서·은평·마포·종로·서대문·성북·강북 등 8개 구에는 침수예보가 발령됐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빗물 펌프장 40곳과 저류조 5곳을 가동했다.

서울시는 또 중랑천 수위 상승으로 이날 오전 9시 7분부터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수락지하차도∼성수JC)의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중구 퇴계로2가에서는 남산1호터널로 진입하는 터널 입구 인근 나무가 쓰러지기도 했다.

출근길 서울 시민들은 우산을 써도 들이치는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오전 8시쯤 동대문구 청량리역에선 경의중앙선과 1호선 등이 폭우로 20분가량 지연되고 있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출근했다는 이동현(28) 씨는 “전철 지연 탓에 평소보다 출근길이 15분 이상 더 걸렸다”며 “다른 사람 우산에 부딪힌 바지도 다 젖고, 그야말로 ‘지옥철’을 겪었다”고 전했다. 퍼붓는 빗줄기에 출근길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공덕역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비를 맞지 않으려는 시민 20여 명이 둥지 안 새들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신발이 젖을까 봐 정장 차림에 샌들을 신은 시민도 보였다.

특히 경기 북부 지역이 폭우로 직격탄을 맞았다. 산림청은 이날 양주시와 파주시 지역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했다. 남양주시, 양평군, 가평군, 포천시, 동두천시, 연천군 등 6개 지역에는 산사태 주의보를 내렸다. 홍수통제소는 오전 10시 10분을 기해 가평군 조종천 대보교 일대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앞서 8시 30분에는 동두천시 신천 송천교 일대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4시간 동안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는 집중호우 관련 신고가 134건 접수됐고, 경기북부경찰청 112상황실에는 9시까지 호우 피해 관련 신고가 약 300건이나 들어왔다.

양주시 남면 신사1교, 동두천시 덕정사거리 부근 도로 등 도로 곳곳도 통제됐다. 1996·1998·1999년 세 차례나 물난리를 겪었던 파주시 문산읍 주민들은 “양동이로 물을 퍼붓듯 비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출근길 전동차가 운행을 멈추는 피해도 발생했다. 오전 8시부터 경원선 의정부역∼덕정역 구간, 오전 8시 30분부터는 망월사역∼의정부역 구간에서 운행이 중단됐다가 8시 50분쯤 재개됐다.

이승주·전수한·노지운·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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