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울산 울주군 LS MnM 온산제련소 제련 2공장 제어실에서 공정 담당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제련 현장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5일 울산 울주군 LS MnM 온산제련소 제련 2공장 제어실에서 공정 담당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제련 현장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


■ AI 혁명, 현장을 가다 - (15) LS

2020년 자율제어 ‘ODS’ 도입
주요 공정서 최적의 해법 도출
과거 15개 조건으로 재료조합
AI도입 이후 250개 조건 분석

넷제로 목표에도 ODS 시스템
탄소배출 작년 2만9000t 저감




울산 = 글·사진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산소투입량 오전 7시 9분 67.2%, 7시 58분 66.5%. 8시 47분 65.8%, 9시 10분 66.0%….’

지난 5일 울산 울주군 LS그룹의 비철금속소재 기업 LS MnM 온산제련소 제련 2공장 제어실 모니터에선 산소 투입량이 실시간으로 바뀌었다. 수치가 오르락내리락했지만, 최적 목표치인 66.5%에 오차범위 1% 안팎으로 수렴됐다. 이 수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자동으로 계산하고 투입한다. 제련할 때는 산소를 얼마나 넣는지에 따라 효율이 좋은 구리를 만들 수 있다. 과거엔 제련 후 제품을 분석한 뒤에야 산소투입량을 재조정했지만, 현재는 제련 도중에 실시간으로 산소투입량이 자동 조정된다. AI가 실시간은 물론 앞으로 예상되는 산소조정 수치 또한 정교하게 계산하기 때문이다.

이는 LS MnM이 2017년부터 준비해 도입한 ODS(Onsan Digital Smelter)라는 프로젝트의 결과다. 수천 개 설비에서 얻은 4만여 종의 데이터를 AI 기술에 적용해 주요 공정에서 최적의 해법을 도출하는 시스템이다. 원료인 광석을 최적의 재료로 조합할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도 과거엔 사람이 15개 조건을 분석해 적용했지만, 현재는 AI가 250개 조건을 분석해 더 정밀해졌다. 산소 제어와 재료 조합 외에도 AI가 최적의 조건을 산출하는 모델이 20여 가지에 달한다.

이를 위해 LS MnM은 일반적 제조실행시스템(MES)을 업그레이드했다. 생산, 자재, 조업, 에너지, 안전 등 제련소에서 일어나는 모든 영역을 운영하고 관리한다. 원재료부터 출하까지 나오는 모든 데이터는 정보로 가공돼 리포트 형태로 MES에 보고되고, 문제점은 자동으로 개선된다.

ODS 시스템이 적용되기 시작된 2020년부터 경제적 효과도 늘어나고 있다. LS MnM은 효율성 극대화 등으로 2020년 76억 원, 2021년 124억 원, 2022년 130억 원, 2023년 169억 원, 2024년 198억 원 등 5년간 697억 원의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동혁 LS MnM 융합기술팀 팀장은 “제품이 실시간으로 자동갱신돼 세밀한 공정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온산제련소의 모든 공정을 자율제어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LS MnM이 AI 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제련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중국 등에서 대규모 제련소가 잇따라 들어서며 업체 간 출혈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정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에서 시작됐다.

LS MnM은 탄소 감축 등 환경 분야에서도 ODS 시스템을 적용한다. 제련소 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과제들은 ODS를 통해 집계돼 효율화되고 진화한다. 지난해 2월 발표한 넷제로 로드맵에 따르면 온산제련소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14만t의 탄소를 저감한다는 계획이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보다 7만9000t을 초과 달성하는 수치다. 2050년에는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련 2공장에 사용되는 유연탄을 목재펠릿으로 교체해 연간 2만9000t의 탄소배출량을 저감하기도 했다. 올해는 폐열로 생산된 스팀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가변운전을 통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블로워(Blower) 모터 인버터’를 적용해 연간 5800t을 더 저감할 전망이다.

LS그룹 또한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 AI, 빅데이터, 스마트에너지 기술 등을 본격 접목하고 있다. 올해 초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에게 “우리 LS는 어떠한 미래가 오더라도 AI, SW 등 다양한 협업과 기술 혁신으로 짧게는 10년, 그 이후의 장기적 관점에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사업체계를 갖추고 준비할 것”이라며 “양손잡이 경영전략의 핵심인 LS의 원천 기술과 AI로 대변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우리 LS만의 미래혁신기술을 창조해 나가자”고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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