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차 두고 대중교통으로 몰려
“40분 거리 1시간 넘게 걸렸다”
장화 신고 여분 신발 챙기기도


18일 오전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틀 연속 쏟아진 ‘물폭탄’에 시민들은 만반의 준비를 한 뒤 출근길에 올랐다. 동부간선도로, 제2자유로 등 일부 도로가 통제되고 수도권 일부 구간의 열차 운행이 잠시 중단되면서 ‘출근길 대란’은 지속됐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장우산과 장화를 신고 반바지를 입는 등 전날부터 이어진 집중호우에 대비한 모습이었다. 신발이 젖는 것을 대비해 여분의 신발을 챙긴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삼성역에서 경복궁역으로 출근한다는 박선제(42) 씨는 “어제 사는 곳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운동화를 신었다가 직장 부근에서 비가 쏟아져 양말이랑 운동화가 다 젖었었다”며 “오후 미팅에는 구두를 신어야 하지만 따로 챙기고 지금은 샌들을 신고 출근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면접을 본다는 고예린(26) 씨는 “면접을 보는데 바지 밑단이 젖으면 단정해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신발을 따로 챙겼다”며 정장에 장화를 신고 지하철에 올랐다.

호우로 인해 대중교통에 시민들이 몰리고, 일부 도로가 통제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기도 했다. 출근을 위해 신도림역에서 환승한다는 김모(29) 씨는 “평소 차를 타고 통근하던 사람들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사람들이 더 밀착해 있었다”며 “젖은 우산까지 몸에 닿아 출근하면서 진이 다 빠졌다”고 말했다. 경기에서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해 서울로 출근한다는 임형준(31) 씨는 “비 때문에 차들이 감속 운전을 하기도 하고 도로 통제 때문에 우회하느라 평소 40분 정도 걸리던 거리가 1시간 넘게 걸려 회사에 30분 지각했다”고 말했다.

이틀 연이어 쏟아지는 호우로 재택근무로 전환한 회사도 있었다. 서울 금천구 소재의 마케팅 회사에 근무하는 이모(30) 씨는 “경기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회사 측이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공지를 올렸다”고 말했다. 종각역에서 만난 스페인 국적 알바 산토스(28) 씨는 “이렇게 출근길에 온몸이 다 젖을 정도의 날씨에는 재택을 했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조율·노지운·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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