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에서 소방대원들이 침수된 공장에 고립된 근로자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에서 소방대원들이 침수된 공장에 고립된 근로자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물폭탄’ 피해 속출

도로 곳곳 물에 잠겨 車 고립
논산선 축사 붕괴로 1명 사망
양주 옹벽 무너지며 민가 덮쳐
김포 뇌머리천 넘쳐 주택 침수


의정부=박성훈·당진=김창희 기자, 김군찬 기자

이틀째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하거나 차량이 물에 빠지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8일 서울에서는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 등 주요 도로가 전면 통제돼 출근 대란이 벌어졌고, 주택과 지하차도 침수 피해도 줄을 잇고 있다. 충남 논산시에서는 축사 붕괴로 사망자 1명이 발생, 경찰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기 남부, 충남 서산·태안·당진 등에도 호우경보가 유지되고 있어 비 피해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이틀 동안 633㎜ 이상의 비가 쏟아진 파주시에서는 이날 차량이 물이 찬 도로에 진입했다가 시동이 꺼지고 운전자가 고립되는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4시 49분 월롱면 덕은리의 한 도로에서는 차량 4대가 물에 빠져 운전자와 동승자 등 9명이 고립됐다. 이 중 5명은 우여곡절 끝에 스스로 몸을 피했지만 4명은 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원에 의해 30분 만에 전원 구조됐다. 비슷한 시각 파평면의 한 도로에서는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도로를 화물차가 지나다 시동이 꺼지면서 운전자가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파주읍에서는 버스가 침수된 도로를 지나다 고립돼 버스 기사와 승객 7명이 차 안에 갇혔다가 소방관에 의해 구조됐다.

18일 낮 12시 기준 지역별 특보 발효 현황.  기상청 홈페이지
18일 낮 12시 기준 지역별 특보 발효 현황. 기상청 홈페이지


포천시에서는 오전 5시 40분쯤 도로에 있던 차량이 침수되면서 2명이 대피했고, 화성시 향남읍에서는 소하천이 범람해 출근길 운전자들이 애를 먹었다. 양주시에서는 오전 2시 26분쯤 백석읍 기산리의 한 공장 부근 옹벽이 무너지면서 콘크리트 블록이 민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집 한 채가 토사에 매몰돼 상당한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포시 월곶면에서는 저수지의 수위가 높아져 범람할 것으로 보여 인근 주민 26명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했고, 양촌읍에는 이날 오전 7시 52분쯤 ‘뇌머리천이 넘쳐 주택 4가구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이 주민을 구조하며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하남시 창우동에서 한강에 빠진 시민, 용인시 공세동에서 침수된 주택의 주민 1명도 각각 무사히 구조됐다.

오산시와 평택시는 이날 오산천 및 통복천 인근 주민에 대해 대피명령을 발령했다. 오전 8시부터 9시 30분 사이 집중호우가 쏟아진 충남 당진 지역에서도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 당진천과 남원천 범람이 우려됨에 따라 당진시 읍내동, 채운동 주민과 당진시장 상인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권고하는 재난안전문자가 발송됐다. 당진전통시장·어시장이 물에 잠겼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당진정보고는 1층 교무실이 잠겼다. 탑동초등학교도 침수돼 학생들이 3층으로 대피했다. 서산시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90대 노인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경기와 전남에서 각각 47건, 161건의 주택 침수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강원에서는 토사 유출 2건이 발생했고, 전남에선 279㏊ 규모의 벼가 침수됐다. 현재 경기 37곳과 서울 8곳 등 총 53개의 도로·지하차도가 통제된 상태다.

지하철은 경원선 덕정역∼연천역과 경부선 병점역∼서동탄역 등 2개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다. 다도해국립공원과 북한산국립공원 등 8개 국립공원 209구간도 폐쇄됐다. 8개 시도, 36개 시군구에서 628가구 901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한편,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틀 연속 떨어진 물벼락에 항공기 운항이 일부 차질을 빚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 국제선 25편이 결항하고 4편이 회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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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김창희
김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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