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측근들 ‘사퇴 촉구’ 잇따라
펠로시 “바이든, 곧 설득될 것”
오바마 “승리의길 급격히 줄어”
WP, 주말내 결단 가능성 전망
상하원 선거까지 패배 위기 고조
칩거 바이든 ‘심경변화’ 보도도

11월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벼랑 끝에 몰렸다. 민주당 상·하원 1인자에 이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 등 민주당 내 핵심 인사들이 바이든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 언론들은 이르면 이번 주말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라는 결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를 인용해 펠로시 전 의장이 조만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하는 쪽으로 설득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선 후퇴 후에도 민주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펠로시 전 의장의 발언은 대선 완주를 고집하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강도 높은 사퇴 압박으로 해석된다. 지난 13일 피격 사태 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이 확산하자 펠로시 전 의장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에 나선 모양새다.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메시지를 백악관에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WP 등은 또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의 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유지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상·하원의 1인자도 각각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보 사퇴 요구를 전달했다.
민주당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사퇴 압박이 거세진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이 형성될 경우 11월 대선뿐 아니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원은 이미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상원마저 내줄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전무한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고위 인사는 “물러날 시점만 문제”라며 “지도 전체에 붉은색(공화당 우세 지역)이 우후죽순(mushrooming)처럼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버티면 대통령직과 의회를 다 잃고 자신의 업적마저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코로나19 감염으로 자택인 델라웨어에서 격리에 들어간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 요구 확산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지만 우리는 거의 막바지에 몰렸다”고 언급할 정도로 사퇴 시점이 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후보 교체론을 일축하고 있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승계 시 승리 가능성을 물어보는 등 일부 심경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에머슨칼리지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7개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모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5%, 바이든 대통령은 42%로 3%포인트 차였다. 위스콘신과 펜실베이니아, 네바다주는 5%포인트, 조지아주는 6%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와 애리조나주에서는 7%포인트 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팅 사이트에서 당선 가능성이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7.8%로 트럼프 전 대통령(61.3%)은 물론 해리스 부통령(21.0%)에도 뒤졌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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