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서 SK이노 합병안 통과

SK그룹이 ‘리밸런싱’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주사인 SK㈜는 에너지·환경 분야 핵심 사업 지분을 대폭 확대하고,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유관 계열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SK㈜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에 대한 동의 안건과 반도체 사업을 하는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19일 밝혔다. 재편 작업이 완료되면 SK㈜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은 종전 36.2%에서 55.9%로,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은 41.8%에서 62.1%로 각각 늘어나게 된다. 합병되는 계열사의 주식을 대신해 신주를 발행하게 되는 만큼 지주사인 SK㈜ 지분율도 늘어나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SK㈜의 에너지·환경 사업 지분을 늘려 성장 발판을 다지는 한편, 그간 분산됐던 자회사들의 핵심 역량을 결집해 단기간에 재무 개선을 비롯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 관계자는 “자회사들의 성과가 지주사 가치에 직결되는 구조”라며 “궁극적으로 SK㈜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포트폴리오 재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으로 자산 100조 원·매출 90조 원 규모의 매머드급 에너지 기업이 출범하게 됐다. 관련 업계에선 기존 에너지 사업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전기화 사업에서도 신규 수요 창출 및 시장 확대 등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모듈 재가공 회사인 에센코어와 반도체용 산업 가스 제조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것 역시 반도체 사업의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는 이들 3사가 가진 역량을 결합하면 친환경·리사이클링과 반도체 인프라 분야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219개인 계열사 숫자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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